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1) 대통령 지시 사항

일본 정부는 우리 쌀을 먼저 가져가고, 10월 말경에 비료로 값을 치르겠다고 하니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 일본에 대한 채무가 4천여만 달러인데, 그 중에서 6백만 달러정도 갚아 야만 우리 쌀을 사고 또 물건도 팔겠다 하지만, 우리에게 줄 것을 먼저 주어야만 우리도 갚을 수 있음.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2차 대전 말 도둑해간 금은 갚지 않고, 우리에게만 갚으라고 하니 이것은 되지 않는 말임. 우리가 일본 상품을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를 보이콧하고 있음.

2) 문서 전문

우리 공사가 일본 정부에다가 우리 쌀을 경매로 입찰시켜 값을 많이 부른 사람에게 팔려하니 일본 정부에서 만일 우리 쌀을 사고자 하면 동경에서도 입찰을 할 터이니 준비하라고 하였더니 그 사람들의 대답이 자기들은 물론 교환으로 살 수가 있으나 암모니아 설페이트 비료는 없으니까 자기들이 먼저 우리 쌀을 가져가고 금년 10월 말일 경에나 이 비료를 주겠다 하며 그 외에 다른 물건으로서는 광목이나 잡화를 팔 수 있다고 하니 안 될 일이다.

또 한 가지는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가 일본에서 물건을 사오고 갚지 않은 것이 4천여만 달러인데, 그 중에서 6백만 달러가량이라도 주어야만 우리 쌀을 사고 또 그들 물건을 팔겠다 하니 우리 대답은 우리에게 줄 것을 먼저 주어야만 우리도 갚을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2차대전말 도둑해 가서 예비하여 두었던 금은 갚지 않고, 우리에게만 갚으라고 하니 이것은 되지 않는 말이다. 일본인이 말하기를, 우리가 일본 상품을 보이콧한다 하니 사실은 우리가 일본 상품을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를 보이콧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

3. 수신처 : 국무총리, 농림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