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제49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양해군)
해군사관학교 제49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양해군)
연설일자 1995.03.24 대통령 김영삼 연설장소 국내
유형 기념사 출처 김영삼대통령연설문집 제3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친애하는 해군사관학교 제49기 졸업생 여러분,

학부모와 사관생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나는 먼저, 4년의 고되고 어려운 과정을 마치고 대한해군의 장교로서 새 출발하는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충심으로 축하합니다.

바로 저 건너편 섬에서 바다와 더불어 꿈을 키우며 성장했던 나로서는 여러분에게 남다른 친밀감을 느낍니다.

여러분의 늠름한 모습에서 나는 우리 해군의 밝은 앞날을 내다봅니다.

여러분을 나라의 기둥으로 키워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지도해 온 유삼남 학교장을 비롯한 교수단과 학부모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러 떠나는 신임장교 여러분에게 온 국민들도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졸업생과 사관생도,

그리고 해군장병 여러분!

세계 정세는 지금 격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동구 공산주의의 몰락이라는 국제환경의 변화와 악화일로의 경제난, 그리고 체제모순이라는 삼중고를 맞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심각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그들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나는 이미, 북한이 핵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시대에 역행하는 선택을 할 경우, 세계의 응징을 면치 못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나의 이 경고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군은 철통같은 안보태세로 조국의 평화를 굳건하게 지켜야 합니다.

국가안보야말로 모든 것에 앞서는 최우선 가치임을 온 국민이 더욱 확고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나라가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가 어렵게 이룬 자유와 번영도 물거품이 될 뿐입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선진과 통일의 신한국도 헛된 꿈으로 끝나고 맙니다.

이제 우리 군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스스로 국가안보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 숭고한 사명을 앞장서 젊어진 우리 군을 적극 성원해 주어야 합니다.

졸업생과 해군장병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에 부응하여 세계화를 향해 온 국민이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바다는 우리가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길목입니다.

세계경제의 3대 중심축의 하나인 동아시아의 바다는 머지않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해역이 될 것입니다.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이 된 우리에게 해상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바다를 경영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졸업생과 사관생도,

그리고 해군장병 여러분!

새로운 해양시대를 맞아 우리 해군은 이제 한차원 높이 도약해야 합니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방패로서, 바다를 통해 민족을 세계의 중심으로 이끄는 향도로서,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해군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해군의 세계화입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이미 해양대국으로서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계 제1의 조선국이자, 세계 굴지의 수산국으로 떠 올랐습니다.

그동안 우리 해군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이제 우리 해군은 멀리 통일한국의 앞날과 동북아의 미래를 내다보며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해군은 무엇보다 수중과 수상, 그리고 공중에 걸쳐 균형된 전력을 구비한 기동함대의 위용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저 넓은 5대양 6대주를 활동무대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양해군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할 것입니다.

신임장교 여러분!

여러분은 지난 4년간 저 망해봉의 정상에 뛰어 오를 때마다 다짐했던 바다를 향한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대해로 나아갑니다.

세계화의 항로를 따라 선진과 통일의 신한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기나긴 항해에 나섭니다.

여러분은 이미 순항훈련으로 세계 16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역사상 최초로 우리 군함이 러시아와 일본에도 기항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누구보다도 세계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여러분이야말로 세계화의 기수로서 포부와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야 합니다. 세계 어느나라 해군장교보다도 뛰어난 전략적 안목과 전술전기를 갖추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또한 함상의 지휘관으로서 요구되는 품성과 자질을 함양하는 데도 진력해야 합니다.

나 자신도 바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바다는 포용력과 인내, 용기와 의지를 비롯한 지휘관의 덕목을 무언으로 가르쳐 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한국 해군의 신예장교 여러분!

나는 여러분이 이 모든 것을 다 잘 해내리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의 혈관 속에는 충무공의 뜨거운 애국심과 장보고의 개척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힘과 국민의 의지가 여러분을 굳건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옥포만에 웅자를 드러내고 있는 최신예 국산함정들은 여러분을 '필승 해군'의 선봉으로 만드는 함대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맡은 바 사명의 숭고함에 신념과 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불굴의 용기와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21세기 일류국가, 대한민국의 해군으로서 세계를 누비게 될, 위대한 시대를 우리 모두 함께 창조해 나갑시다.

그 큰 꿈을 향해 전진하는 여러분 곁에는 늘 조국과 민족이 함께 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과 해군장병 모두에게 무운과 영광이 언제나 함께 하기를 온 국민과 더불어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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