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84주년 기념식 연설 | |||||
연설일자 | 2003.04.13 | 대통령 | 노무현 | 연설장소 | 국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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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기념사 | 출처 | 노무현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4월 원문보기 |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 오늘 임시정부 수립 여든네 돌을 맞아서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애국 선열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3, 1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 역사의 커다란 전환점이었습니다. 임시정부는 조국광복을 이루기까지 민족 독립 의지를 세계 만방에 떨쳤습니다.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이끌어 우리 민족의 자존 의지와 긍지를 되살렸습니다. 나아가 광복군을 창설하여 일제에 무력으로 항거했습니다. 임시정부는 또한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였습니다. 우리의 민주헌정사는 임시정부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임시정부는 일본 제국주의의 혹독한 탄압을 받아 상해에서 항주, 중경 등지로 이동하면서도 그 법통을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오늘의 참여정부는 바로 임시정부의 자랑스러운 법통 위에 서 있습니다. 임시정부가 만들어온 빛나는 역사의 한가운데에 또 백범 김구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이곳 기념관에서 임시정부의 수립을 기념하는 행사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와 참여정부는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선생의 뜻을 계승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께서 못 다 이루신 소망을 이루는 주춧돌을 놓아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0년 전 우리는 수난과 비극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해양으로 나가려는 세력과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세력이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싸움을 벌였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국권을 상실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 아픔은 분단으로 이어져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불행한 역사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의 변방으로 머물러 왔던 동북아시아가 북미, 유럽 지역과 함께 세계경제의 3대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무력이 아니라 경제력이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세계 12위권의 경제강국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전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만큼 민주주의 정치발전을 이룬 나라도 따로 없습니다. 우수한 인력과 세계 선두권의 정보화 기반도 아울러 갖추고 있습니다. 바다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물류 기반도 손색이 없습니다. 과거에는 고통만을 안겨주었던 지정학적 조건이 이제는 희망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반도는 사람과 물자가 모여드는 동북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을 혁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주도해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북아시대의 첫 장을 열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확고히 구축될 때 동북아에 평화로운 질서가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 달 후 미국을 방문해서 부시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할 것입니다. 동시에 일본, 중국, 러시아, EU와도 긴밀히 공조해 가겠습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저는 북핵 문제가 대화와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안팎의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민족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역량을 이미 증명하고 있습니다.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아내십시다. 임시정부의 헌장에는 "남녀노소와 모든 종파가 일치 단결하여 정의와 인도가 지배하는 나라를 세우자"는 말이 있습니다. 이 정신을 되새기면서 국민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가십시다. 대화와 타협으로 공존의 문화를 만들어갑시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향해서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