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옹호하자
정부를 옹호하자
연설일자 1948.11 대통령 이승만 연설장소 국내
유형 성명/담화문 출처 金珖燮 편, 『이대통령훈화록』, 중앙문화협회, 1950 원문보기
나는 항상 시간이 단촉(短促)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말을 맘대로 해 보지 못하고 날마다 면회와 담화로 분주히 지내는 터입니다.

근자에는 시국이 다소간 위험한 상태가 보이므로 라디오로 방송해서 시국의 관계를 일반동포에게 알려서 관민합작(官民合作)으로 위기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나를 심방하고저 하는 동포들은 얼마 동안 정지하시고 내게 기회를 주어 여러 동포에게 말할 수 있게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긴급히 할 말이 있거던 글로 기록하여 비서실에 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금번 반란 구역에 피해된 여러 동포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할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즉시 당지에 가서 위문이라도 하였을 것이나 사세(事勢)에 속박되어 그도 맘대로 못하고 각 종교와 사회대표단이 조사하러 가는 편에 부탁하여 보냈으나 뷘 말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여기서는 정부와 민중의 협의로 구제책을 연구하여 백방으로 의연(義捐)을 청구하는 중이며 그 조사단의 보고를 들어 해외 동포와 타국 친구들게 원조를 청구하여 기왕 죽은 사람은 어찌할 수 없지만 중상을 당하고 살어 있는 남녀에게는 물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중입니다. 오늘 내가 긴절히 일반 동포에게 말하려는 것은 지금 우리 정부에서 당하고 있는 실정의 대강(大綱)입니다.

오늘 세계에서 당하고 있는 큰 화근은 공산당의 활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목전에 제일 큰 화근은 공산분자들의 활동입니다. 우리가 지난 3년 동안을 두고 싸워서 인명도 많이 상했고 피도 많이 흘려서 동족상쟁의 화(禍)를 당하고 있는 중인데 지금은 우리 정부가 서서 모든 장해를 삭제(削除)하였으므로 이후부터는 공산분자를 제어(制禦)하기에 순조로 진행될 것을 바라고 정권 이양에 전력하고 있는 중인데 어찌하여 우리가 가장 신뢰하던 애국단체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며 소련(蘇聯)의 목적을 이루어 주고 우리를 해하려는 분자들로 하여금 승리를 얻게 하려는 공작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함은 누구나 우려치 않을 수 없는 바입니다.

우리가 가장 믿고 의뢰하던 국방군에 몇몇 반란분자들이 잠입해서 여수(麗水), 순천(順天) 등지에서 혹독한 참상을 이루었으니 물론 그 중에 불량분자들이 몇 명 끼어 있었던 것을 모른 바는 아니지만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행동이 이같이 심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바입니다.

소위 우익진영이라는 단체에서는 종종 남북통일이라는 미명 하에서 소련의 계획을 절대 지지하며 총선거도 반대하고 민국정부(民國政府)도 인정치 아니하여 유엔에 글을 보내서 소련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합니다. 동시에 우리 국회에서는 정부와 대립해서 백방으로 방해하는 운동을 하다가 얼마 전에는 미소 량국 주둔군 철퇴를 주장하여 공개적으로 의안(義案)을 제출해서 소련의 주장을 응원하고 남한에서 미군 철퇴를 원한다는 감상을 표시하고 미군이 빠저 나가기를 독촉하다가 국회의 다수 의원들의 각오로 간신히 보류하고 있는 중이니 설령 이 뜻대로 진행되어서 미군이 다 철퇴하고 이북공산군이 남한으로 나려온다면 국회의원들이 민족의 생명과 치안을 보호할 방책은 무엇인가 민족의 생명은 어찌 되었던지 공산군이 나려오기만 원하는 것인가. 이런 안건을 제출하는 분들은 필경 무슨 내용이 있어서 하는 것이겠지만은 뒤에서 따라가는 의원들은 무슨 의도로 이와 같이 하는지 우리는 좀 알고 싶어 하는 바입니다.

이상 몇 가지 외에도 또 몇몇 가지 의심되는 안건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정부에서는 다 방임하고 주의하지 않었으니 이는 다름이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애국적 정신을 가진 이가 많은 줄을 믿는 고로 아모런 선동이 있어 문제를 제출할지라도 국권이 위태하기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을 믿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근일에 와서는 정부를 번복시키자는 의론이 충분히 결속되어서 정부의 약점을 들어 경향에 선전해 놓은 고로 지금은 민중 다대수가 정부를 반대한다고 거짓 선동을 해서 법안만 통과하면 번복이 쉽게 되리라는 신념으로 몇몇 사람들이 격동시키는 바람에 여러 의원들이 끌려들어가서 정부 개조하라는 이유는 이번 여수와 순천 사변의 책임을 정부가 담당해야 된다 하며 이 책임을 지고 물러앉은 후에는 다시 개조하여야 한다 해서 본월 8일 국회에 출석한 대의원 합 145명 중에 86명이 가(可)편으로 거수하고 24명은 부(否)편으로 거수하며 35명이 기권해서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계획은 대통령이 국회 요청대로 시행치 않으면 장차는 불신임안도 제출하고 그 다음 또 무슨 조건이든지 만들어서 정부를 파괴시키고 그 후에는 이것저것을 맘대로 해보자는 계획이라는데 이 안건에 가편으로 투표한 의원 중에도 이런 내용을 알고 투표한 이가 몇 분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오늘 이 위기에 처하여 이런 문제를 알고 찬조했다면 이는 과연 남이 알까 부끄러운 일입니다.

국회에서 정한 헌법에 입법부가 정부를 개조할 권리도 없고 정부를 개조할 이유도 없는 터이니 입법부가 먼저 헌법을 위반하고 앉어서 행정부를 시비한다는 것은 누가 듣던지 웃을 말이오. 또는 정부를 타도하려는 공산분자들의 반란죄를 정부에 씨운다면 이것이 정부를 도읍는 것인가 공산분자를 도읍는 것인가를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 정부를 밖에서 공산당이 치고 안에서 국회가 처서 내외상응(內外相應)으로 민족생명과 국가운명만 위태롭게 하자면 이 국회가 민의를 따르는 국회이며 나라를 보호하는 국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정부가 무력하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 없다는 등등의 구실로 있는 흠절 없는 흠절을 찾어다가 경향에 돌아다니며 선동, 선전을 해서 인심을 불안케 하여 놓았지만은 설령 자기들의 계획대로 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을 생각해 볼 일입니다.

두세 정당이 서로 자리다툼을 하느라고 싸우는 결과로 내각구성을 못할 것이오. 설령 성립이 된다 해도 서로 지위를 다투느라고 조삼모사(朝三暮四)의 난국을 수습하기가 심히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작난을 하지 못해서 악감과 원념(怨念)을 품고 별별 운동으로 도각도정(倒閣倒政)을 발기한 국회의원들은 한번 경성(警醒)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기미년 3·1운동에 한성(漢城)에서 임시정부를 조직하고 이 정부는 한성에 드러와 앉을 때 까지 변동치 못한다고 공포해 놓은 것인데 모든 영웅들이 상해(上海)에 모여가지고 창조파(創造派)와 개조파(改造派)로 나노아서 몇 달을 두고 싸우다가 독립운동은 다 결단내고 만 것입니다.

지나간 3년 동안에 우리 민족이 일심분투(一心奮鬪)한 결과로 정부를 수립해서 간신히 정권을 이양하여 거의 다 회복하고 지금도 날마다 접수하며 협의하고 있는 중이니 얼마만 좀 참고 있으면 국권을 확립하여 국제 승인으로 완전무결한 정부를 만들어서 남북통일을 성취케 할 것인데 이것을 세워 놓기도 전에 먼저 파괴를 주장한다면 이것은 누구나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니 내가 간절히 충정을 다하여 권고하는 바는 정부가 아모리 무력(無力) 무능하다 할지라도 우리 한인들이 세워놓은 정부요 우리 손으로 해가는 정부이니마치 다 애호(愛護) 봉대(奉戴)해서 독립의 기초를 공고히 세우기로만 주장할 것이오. 사욕이나 허영심으로 정권을 타도하는 운동은 일체 버리기를 부탁하는 바입니다.

         (金珖燮 편, 『이대통령훈화록』, 중앙문화협회,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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