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마지막 인사
제5공화국이 출범하면서 청와대에서는 크고 작은 오찬, 만찬 행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제5공화국이 출범하면서 청와대에서는 크고 작은 오찬, 만찬 행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만큼 의전의 형식과 절차도 다듬어졌다. 과거에도 청와대 주방에는 전문 요리사가 있었지만, 호텔 출신 요리사들이 대거 투입된 것도 이때부터다.
전두환 대통령은 취임 첫해 청와대에서 후쿠다 전 일본 총리와 회담을 시작으로 외국 공관장과 만찬 행사를 가졌고 고교교사, 농민, 스포츠인 등 각계각층을 만나 함께 식사하며 격려했다. 해외 순방도 잇달았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5개국을 국빈 방문하고 1983년에는 서남아와 대양주 6개국 순방, 한불수교 100주년이 되던 1986년에는 유럽 4개국을 순방했다. 한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벨기에와 프랑스 정상과 회담을 가진 전 대통령은 양국 간 전통적 우호 관계와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깊이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과 1차 정상회담을 마친 전두환 대통령은 이순자 여사와 함께 시라크 수상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을 넘기며 다양한 화제로 환담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 후에는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각국의 답방 형식으로 온 외국 손님을 맞이했다. 프렘 틴슐라논다 태국 수상이 내한한 것도 답방 형식으로 이뤄져 두 나라의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추진했다.
외교 만찬은 그 자체로 정치적 의미를 가지며 회담의 성패를 드러내기도 한다. 외교 석상에서 테이블의 음식은 국가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메뉴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된다.
전두환 대통령이 청와대 요리사들을 대동하고 태릉선수촌에 간 일도 있었다. 육군사관학교 시절 축구부 주장으로 활약했던 전두환 대통령은 엘리트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스포츠 활성화는 우리나라 스포츠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전 대통령은 수시로 태릉선수촌에 들러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고, 청와대 요리사들이 만든 음식으로 푸짐한 저녁 파티를 열기도 했다. 대회에서 선전한 선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음식 대접을 하는 일도 매우 흔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