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이하여 | |||||
연설일자 | 1948.10.09 | 대통령 | 이승만 | 연설장소 | 국내 |
---|---|---|---|---|---|
유형 | 기념사 | 출처 |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 원문보기 | ||
우리 한글은 모자음(母子音)으로 취음하여서 만든 글로 세계에 제일 과학적으로 되었고, 또 충분하게 되어서 단시일 내에 배워서 쓰지 못할 사람이 없어 우리나라 문화 역사들을 연구한 외국학자들도 세종대왕(世宗大王)의 공적을 찬양하여 한국의 문화정도가 높은 것을 또한 칭찬하는 것이다. 다만 중간에 한문(漢文)을 숭상하는 학자들이 편협한 관념으로 국문(國文)을 언문(諺文)이라 하여서 버려둔 까닭에 일반 평민은 학자들의 사조에 끌려서 귀중한 우리글에 무관심하였고, 사백여년 동안을 썩혀버렸든 것이다. 그래서 민간의 학식 정도가 충분히 발전 못된 유감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 중에 또 글을 보고 성명을 쓸 줄 아는 사람의 수효를 외국에 비교하면 우리의 상식 정도가 오이려 높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사십년 동안 왜족(倭族) 압박으로 문명이 퇴영(退?)되어 신문, 잡지 등에 전혀 우리 국문을 써서 남녀노소와 가정 부녀로 하여금 글 못 보는 사람을 없게 하여서 나아가 세계의 지식을 얻도록 하여 날로 새롭게 세계문명국에 용전하여야 될 것이다. 중국(中國)은 자기 나라들인 한문의 어려움을 깨닫고, 백방으로 이를 쉽게 만들랴 하여 취음하여서 쓰려하여도 여의치 못함을 한탄하는 중인데, 우리로는 이렇게 좋은 글을 두고 쓰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문을 쓰는데 한글이라는 방식으로 순편(順便)한 말을 불편케 하든지 속기할 수 있는 것을 더디게 만들어서 획과 음을 중첩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리 한글 초대의 원칙이라 할지라도 이글은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니 이 점에 깊이 재고를 요하여 여러 가지로 교정을 하여서 우리글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를 부탁하는 바이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