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연두 기자회견
1975년 연두 기자회견
연설일자 1975.01.14 대통령 박정희 연설장소 국내
유형 성명/담화문 출처 박정희대통령연설문집 제12집 1월편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새해에도 여러분들 가정에 만복이 깃들고, 앞으로 여러분들의 원하시는 일들이 뜻대로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1년도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었다고 할 만큼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겹치고 겹쳤읍니다마는, 우리 모두가 총화 단결해서 슬기롭게 이를 극복해 낸 해였다고 회고합니다.

국가 안보상으로도 여러 가지 커다란 위협을 받았고,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인해서 그 여파가 우리 경제에도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던져 주었읍니다.

날이 갈수록 북한 공산 집단의 도발상은 그 수법이 점점 더 악랄해졌읍니다.

지금 국제적으로는 긴장 완화니 또는 화해 무우드니 하는 소리가 팽배하게 떠돌고있읍니다마는, 유독 북한 공산주의자들만이 완전히 이것을 외면한 채, 그들이 늘 떠드는 소위 『남조선 혁명』을 위해서는 동족도 없고 부모 형제도 안중에 없고 목적을 위해서는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은 잔인무도한 짓들을 서슴지 않고 구사해 왔읍니다.

그러나, 우리의 철통 같은 안보 체제를 끝내 무너뜨리지는 못했읍니다. 우리는 그들의 모든 도발을 완전히 봉쇄했읍니다. 또, 작년 연초에 정부와 우리 국민들은 석유 파동으로 인해서 한꺼번에 몰아닥친 경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이에 임했고, 작년 1월 바로 오늘이 되겠읍니다만, 『1ㆍ14 긴급 조치』까지 발동이 되었읍니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국민들의 끈질긴 노책과 인내로써 우리 경제는 안정 기조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연말 현재 계획된 성장률을 이룩하였고, 수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오로지 우리 국민 여러분들의 꾸준한 노력과 그동안 어려움을 참아 주신 인내와 정부 시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오늘 이 자리를 밀어서 다시 한 번 새해의 인사와 더불어 뜨거운 감사와 치하를 드리는 바입니다.

금년은 작년에 못지않게 여러 가지로 어려운 해가 되리라고 우리는 전망하고 있읍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금년은 8.15광복 30주년이 됩니다.

또, 6ㆍ25 동란 25주년이 됩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유신 제 3차 면도에 접어들게 되었읍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주요한 해입니다.

북한 공산당들은 금년이 광복 30년이요, 또 소위 그들의 『정권』 수립 30주년이요,『노동당』 창건 30주년이라고 해서 연초부터 여러 가지 별의별 구호를 내세우고 지금소란을 피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시 모험을 좋아하고 호전적인 그들이 이런 시기에 또 어떤 군사적인 모험을 감행하지나 않을지‥‥ 그러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우리는 예측하고 여기에 대해서 만반의 대비와 경계를 해야 될 줄 압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세계 경제의 불황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이 보는 공통된 견해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수출과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여기에서 오는 여러가지 애로와 난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 지금부터 비상한 노적이 있어야 한다는 단란한 결의를 우리 국민 모두가 가지고 이 해를 맞이해야 되겠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마는, 이것을 우리가 참고 이겨 나가겠다는 마음의 준비도 돼 있어야 할 줄로 압니다.

따라서, 새해 시정의 중점은 대략 세 가지로 나누어서 말씀을 드릴 수 있읍니다.

첫째는, 국가 안전 보장을 보다 허 튼튼히 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맡고있는 여러 가지 책임 증에 가장 최우선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대한 책임입니다. 여하한 도전이 있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생존권을 위협받지 않는 튼튼한 총력 안보 태세를 다져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역시 경제 문제입니다. 아무리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허덕이더라도 우리 국민 경계의 안정 기조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또 위협을 받지 않도록, 위협을 받더라도 가급적이면 덜 받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는 것이고,

세째는, 이러한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느냐, 이것은 역시 국민과 정부가 일치 단결해서 단결된 힘으로 밀고 나가야쳤다, 또 그것을 위해서는 사회 기강을 바로 잡고 총화 단결을 이룩하는데 우레가 보다 더 힘을 써야 하겠고, 이것을 위해서 정부가 앞장서야 하겠다, 이 세 가지 문제를 금년의시정의 중점으로 들 수 있읍니다.

결론적으로, 새해의 문턱에 서서 금년 1년을 전망해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난제들이 우리들 앞에 산적되어 있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도 작년에 우리 국민들이보인 바와 같은 우리의 꾸준한 노력과 슬기와 결의로써 여기에 대응해 나간다면 이러한 여러 가지 도전과 시련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읍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렵다어렵다 찰 것이 아니라, 또 이리부터 어려운 문제가 많다고 해서 겁부터 먼저 먹을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일수록 우리 국민들이 단결을 해서 고난을 총화 단결의 힘으로 극복해 내는 영광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보다 더 의욕과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전진해 나갈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이것으로써 인사의 말씀을 드리고, 다음부터는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겠읍니다.

질문 : 포오드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말에 있었던 극동 여행으로 한국과 미국 사이의 우호 관계는 더욱 다져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해에 있어서 대미,대일 외교를 포함하여 대통령께서 구상하고 계시는 대외 정책의 대강을 설명해 주십시오.

답변 : 우선 최근의 국제 정세를 대충 한번 살펴보겠읍니다. 흔히 요즈음의 시대를 긴장 완화의 시대, 또는 화해의 피해라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완벽한 세계 평화를 당장 가져올 수는 없다 하더라도 모든 나라가 이 이상 더 서로 대립을 한다든지, 마찰을 한다든지, 또는 분규를 일으키는 것은 피하자는 생각이 라고 봅니다.

또, 대립과 마찰이 생긴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무력이나 힘을 가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협상과 대화로써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순리대로 해결할 것을 모색하자, 이것이 소위 요즈음 긴장 완화, 화해 운운하는 국제 조류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하자면 중요한 것은 역시 기존 질서의 급격한 변동을 가져와서는 안되겠다, 또 현존하는 이 세력 균형 관계를 깨뜨리는 일도 최대한으로 방지해야 되겠다, 이러한 생각들이 긴장 완화나 화해라는 사조의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제 조류가 현실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 주변 세에는 어떠한 진전을 가져왔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겠읍니다.

작년 1년 동안을 우리가 회고해 볼 때, 우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소위4대국이라고 하는 미국,소련,중공,일본 이 4대국 관계에 있어서 미국과 중공 사이라든지, 미,소 관계라든지 또는 일본과 증공, 일본과 소련,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큰 진전이 있었다고 우리는 보지 않습니다.

특히, 인도지나 반도의 정세는 요즈음 신문에 매일 나고 있읍니다마는, 월남이라든지 크메르는 최근에 급격히 사태가 악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중동 사태만 보더라도 지금 현재 휴전 상태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볼 수 없는, 그러한 상태에서 불완전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읍니다. 우리 주변의 정세를 보면 대충 이렇게 볼 수 있겠읍니다.

특히, 작년부터는 이런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석유다 석량이다, 또는 주요원자재의 부족 현상들이 국제 정세를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애를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마는,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문제들이 원만한 해결을 가져오리라는 그런 전망은 매우 밝지가 많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달라졌느냐,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남복 대화는 북한측의 일방적인 중단 선언으로 인해서 지난 1년 반 동안중단 상태에 있읍니다. 지금 간혹 실무자급 회담이 계속되고 있읍니다마는, 이것은 북한측에서 회담 중단에 대한 책임을 저들이 지지 않기 위해서 간신히 붙잡고 있는 것이지, 이 회담에 대해서 무슨 성의가 있어서 여기에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남북대화중이라든지 또는 대화가 중단되고 있는 중에 있어서도 작년의 『8ㆍ15 사건』이라든지, 또 최근에, 휴전선 안에 땅굴을 파고 기어 내러오는 이러한 사건 등등을 볼 때에 그들의 그 집요하고도 악랄한 수법은 종전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을 우리가 종합해 볼 때에, 우리는 그 동안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서 그야말로 여러 가지 참기 어려운 일도 참아 가면서 인내와 성의로써 무던히 애를 써 왔읍니다마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시종 일관 『적화통일』이니 『남조선 혁명』이니 하는 그들의 기본 전략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있기 매문에 한반도에 있어서의 긴장 상태가 완화되었다는 징후는 하나도 발견할 수 없읍니다.

오히려, 어떤 면에 있어서는 더욱 긴장이 고조되어 가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읍니다.

우리 국내 문제를 살펴볼 때에 대단히 서글프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이런 판국에도 불구하고 "북괴는 남침할 능력이 없다"느니, 또는 "북으로부터는 아무 위협이 없다"느니 이러한 소리를 하는가 하면, 정부가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여전히 있다고 하는데 대해서는 이것은 그런 사실도 없는데 정부가 국민을 억압하기 위해서,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위협이 있다고 내세운다는 식으로 국민을 선동하여 국민들의 안보 의식을 흐리게 하는 것을 우리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나는 도대체 이런 사람들은 무엇을 근지로 해서, 어떠한 정보에 의해서 이러한 무책임한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읍니다마는, 물론 사람에 따라서 시국관이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읍니다. 그러나 명백한 사실이 눈 앞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또 그러한 위협을 직정 우리가 당하고 있으면서도, 『아니다』 『없다』 하는 그런 저의는 이해하기가 대단히 곤란한 것입니다.

당장 우리 눈 앞에서 우리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몇 가지 징후만 들더라도, 예를 들면 작년 『8ㆍ15 사건』과 같은 것, 공산당이 테러분자를 보내서 대통령을 암살하려 하고 대통령의 가족을 공식 석상에서 저격해서 피살하는, 이런 것을 우리 모두가 눈으로 보았습니다.

또, 최근만 하더라도 DMZ(비무장 지대)에 땅굴을 들고 기습 공격을 하기 위해서 두더지처럼 기어 내러오다가 이것이 발각되어 들통이 나고 있는데, 이것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지 않느냐, 또 그 땅굴은 하나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기에는 그 외에도 여러 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 탐색하고 있읍니다.

또, 휴전선 건너편의 북한측의 움직임을 볼 것 같으면, 새로이 휴전선 근처에 비행장이 생기는가 하면 그 외에도 남한을 노리고 의식한 여러 가지 새로운 군사 시설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읍니다.

휴전선 부근에 있는 그들의 비행장에서 뜨는 비행기가 서울을 공격하려면 볼과 2분 내지 3분이면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읍니다.

또, 임진강 건너편에 있는 적의 포병 진지에는 사정 거리가 수도 서울을 훨씬 더 넘을 수 있는 장거리포들의 영구적인 진지가 1 년 전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이 늘어나고 있읍니다.

또, 임진강 대안에는 기습공격용의 도하 장비를 잔뜩 가져다 놓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읍니다.

그 외에 1968년 정월 서울에 침입한 소위 김 신조 티임, 『1ㆍ21 사태』때 들어왔던 적의 게릴라 부대 같은, 이러한 부대를 전부 합쳐서 이북에서는 특수 8군단이라 그리는데, 이 병력이 우리가 알기에는 약 8만명이 됩니다.

옛날 말하던 『124군 부대』니 무슨 부대니 하는 것을 아마 전부 합쳐서 새로운 부대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자들이 무엇 때문에 이러한 특수 부대를 8만명이나 훈련시켜 놓고 대기하고 있겠읍니까, 이런 판국인데도 "북괴의 남침 능력이 없다", "위협이 없다"하는 것은 무슨 뜻이냐, 또 북한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을 보더라도 『현역 정규군』, 『노농 적위대』, 소위 그들이 말하는 『붉은 청년 근위대』 등 이리한 무장군을 우리가 알기에는 약 280만을 가지고 있읍니다.

인구 1천 500만에 1인당 GNP는 겨우 300불에도 미달하는 북한이 280만이라는 방대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겠느냐, 이 사람들이중공하고 전쟁하기 위해서 이러한 준비를 하고 있겠느냐, 또는 소련을 공격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겠느냐, 그렇지 않으면 바다 건너 일본을 치기 위해서 이런 병력을 가지고 있겠느냐, 목표가 누구냐, 이것입니다.

최근에 미국 국방성 당국에서도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군사력은 우리남한에 대해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가 있읍니다. 이들의 이러한 위협에 대해서 우리는 항상 엄중한 경계를 해야 된다는 경고까지도 한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의 정치인으로서 이런 여러가지 위협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위협이 아니다』, 『아니다』하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흐리게 하느냐, 이런 무책임한 소리를 함부로 하는 일부 정치인들이나 소위 지식인들은 특히 이런 점에 있어서 앞으로 조심해야 할 줄로 압니다.

이상 한반의 주변 정세와 우리 한반도의 정제를 개괄적으로 살펴보았읍니다마는, 그러면 우리의 외교 정책이라는 것도 이러한 국제 정세와 우리의 특수여건을 똑바로 인식하고, 이러한 바탕 위에 우리의 외교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새해의 우리 외교의 기본 방향으로 역시 세 가지를 들 수가 있겠읍니다.

하나는, 국가 안보를 보다 튼튼히 하기 위한 안보 외교, 또 하나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경제 외교, 실리 외교, 또 하나가 평화적인통일의 기반을 꾸준히 닦아 나가기 위한 통일 외교, 이 세 가지가 금년도 우리외교의 3대 기본 목표라고 찰 수 있겠읍니다.

작년 12월에 미국 포오드 대통령이 우리 나라를 방문했읍니다. 포오드 대통령의 방한으로 우리 두 나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는 것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러나, 포오드 대통령의 방한은 이러한 의례적인 것보다도 오히려 실질적인 면에 있어서 양국간의 협력 관계를 다지는 데 커다란 성과가 있었다고 나는 보고 있읍니다.

미국의 대한 공약(對韓公約)에 대한 결의를 다시 재확인함으로써 우리의 안전 보장을 한층더 공고히 다질 수가 있었다는 점과, 또 하나는 한국에 대한투자와 교역의 증진이라든지, 또는 식량 공급 등 당면 문제에 관한 양국간의상호 이해와 협력을 가일충 증진시킴으로써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매우 고무적인 합의를 보았다고 하는 것과, 또 그동안에 우리 정부가 추진해 온 일련의 평화 정책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었다는 점들 은 앞으로 우리가 외교 정책을 전개해 나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읍니다.

이렇게 볼 때, 한,미 두 나라 사이에는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아무런 변화 도 없이 계속 돈독히 유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한,미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 또는 협력 관계를 더욱 두텁고 폭 넓게 발전시켜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일본과의 관계인데, 그 동안 일본과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도 했읍니다마는, 일본은 역시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우리와는 가장 가까운 이웃 사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읍니다.

그리고, 두 나라 사이에 우호 협력 관계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이 더 이익을 보 고 어느 한 쪽이 손해를 본다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두 나라의 안전과 번영에 다같이 기여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이 지역 전체의 안전과 번영 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우리는 보는 것입니다.

작년 『8ㆍ15 사건』을 계기로 해서 한때 두 나라 관계는 매우 심각한 국면에까지 몰린 일이 있읍니다마는, 그러나 우리 두 나라는 아시아 전체의 안전과 번영이라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한,일 기본 조약의 정신에 입각해서 호혜 평등과 신의를 바랑으로 한 양국간의 우호 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증진시켜 나갈 것이 고, 또 노력을 하고 있읍니다.

그 밖에 공산권 국가 또는 중립 국가들에 대해서는 평화 통일 외교 정책에 따라서 앞으로도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라 문호 개방 정책과 관계 개선을 계속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질문 :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남북 대화를 외면하고 8.15 저격 사건을 일으키고 비무장지대에 땅굴을 파는 등 대한 민국에 대한 적화 공작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읍니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남북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답변 : 남북 대화는 솔직이 말씀드려서 잘 안 되고 있읍니다. 그 동안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읍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그 쪽에서 조절 위원회 자제도 자꾸 격을 격하시키려고 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것이 잘 안 되느냐,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 나라 속담에 『염불에는 생각이 없고 잿밥에만 생각이 있다』는 말 이 있읍니다만, 이 사람들은 남북 대화에 있어서도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여기 에 임하기 때문에 대화가 잘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 남북 대화를 하자는 것과 그 사람들이 지금 대화에 임하는 것과는 근본 목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남북간에 어떻게 하든지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켜서전쟁을 막자, 평화 통일이라는 것은 그런 연후에 남북의 교류하든지 협력이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할 문제다, 우선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하나의 시작으로서, 서로 성의있는 대화부터 시작을 하자 하는 것인데, 저 사람들은 이것을 가지고 하나의 정치 선전 수단으로 지금 악용 하고 있고, 모든 수단을 다 써서 우리 사회 내부에다 불안과 혼란을 조성하고, 또 우리 대한 민국의 반공 체제를 어떻게 하든지 흔들어 놓고 이것을 해이시키거나 또는 약화시켜서 우리 내부에 어떤 큰 허점이 생기면 폭력으로, 소위 적화 통일의 기회를 포착해 보자는 것이 그 사람들의 속셈이니까 회담이 잘 안 됩니다.

『7ㆍ4 공동 성명』이 나오고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북쪽에서는 어떤 것을 들고 나왔읍니까, 『7ㆍ4 공동 성명』이 처음에 발표되었을 매에 남북한 우리 모든 동포들은 그야말로 쌍수로 이것을 환영했읍니다.

대단히 성급한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통일이 되는 것처럼 좋아서 날뛰었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당장에 통일은 안 된다 하더라도 이제는 과거처럼 서로남북이 싸우고 욕하는 일은 없어지고 서로 서신도 왕래할 수 있고 사람도 일부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교류도 점차 시작이 되어서 훨씬 더 부드러워지지 않겠느냐 하는데 대해서 기대를 했는데, 회담을 시작하자마자 북한 사람들이 들고 나온 소리가 당장 『반공법』을 없애라, 『국가 보안법』을 없애라, 또 남한에서 지금 구속하고 있는 반국가 사범들 - 과거에 간첩 행위를 했거나 간첩하고 내통했거나 공산당 지령에 의해서 지하 운동을 한 소위 반국가 사범들을 내놓아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이 자들을 『애국자』라고 합니다. 『민주적 애국자』라고도 합니다. 또 하는 소리가, 남한에 있는 미군이 나가야 된다, 남북 대화가 잘 안되는것도, 통일이 안 되는 것도 가장 근본 방해 요소가 되는 미군이 여기에 주둔하고 있긴 때문이니, 이것이 나가야 된다, 이런 소리를 들고 나옵니다.

그 뒤에 우리측에서 『6ㆍ23 선언』이 발표되자 『6ㆍ23 선언』을 철회하라, 이것은 남북 분단을 영구히 고정화하는 그자들의 말을 빈다면 소위 『분열주의』,『분단주의』이니까 이것은 당장 철회해야 된다, 이런 것이 남북 대화를 하는 대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요즈음에 와서는 남북 『대민족 회의』를 열자느니, 무슨 『연방제』를 하자느니, 유우엔에도 남북이 따로따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고려 연방제』를 만들어 가지고 단일 대표로서 하나의 대표가 들어가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참 좋겠는데, 그것이 현 단계에서 안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알고 있는 불가능한 사설인데, 실현 불가능한 문제를 들고 나와서 우리 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그 쪽에서는 적반하장격으로 남북대화가 안 되고 중단된 책임은 오로지 남한에 있다. 자기들이 제안한 그러한 가장 『합리적』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 이렇게 지금선전을 하고 있읍니다.

원래 이 사람들의 대화 목적이 대화를 선전 도구로 이용하려고 하는데 있었기 때문에 - 그것을 우리는 미리 예측한 바이지만, 이 사람들은 이러한 선전을 하는 한편 대화 도중에 우리 어선과 경비정을 격침한다든지, 납치해 간다든지, 또는 작년 『8ㆍ15 사건』과 같은 만행을 저지른다든지, 비무장 지대 안에 땅굴을 뚫고 두더지 모양으로 기어 내려온다든지, 이런 엉뚱한 짓들을 하고 있읍니다.

남북 대화가 시작된 뒤에도 이런 짓을 해 왔읍니다. 작년에 8.15 대통령 저격 사건만 하더라도 문 세광을 조사해 본 결과, 8.15 대통령 저격 사건을 언제지령을 했고 언제부터 여기에 착수했느냐 하면, 1972년 9월에 그런 지령이 내려져서 그 때부터 이 계획을 꾸몄다는 것입니다.

72년 9월이라면, 72년 7월 4 일에 『7ㆍ4 공동 성명』이 발표됐는데, 그야말로 공동 성명에 남북이 서명하고 나서 아직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러한 엉뚱한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비무장 지대 안에 들고 내려온 땅굴도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보면, 저 정도 파자면 적어도 1년 내지 1년 반 이상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7ㆍ4 공동 성명』이 발표된 이후에 땅굴을 뚫고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읍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땅굴은 이것 하나뿐만이 아닙니다. 근간 몇 채 더 발표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문제는 땅굴 공사를 언제까지 완료하려고 했느냐는 것인데, 땅굴 공사의 완공 목표는 금년 10월이었다는 것입니다.

금년 10월이,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소위 그들의 『정권』 수립 30주년,『노동당』 창건 30주년이라 해서 금년에는 대축제 기분으로 떠들고 있는데, 그러면 땅굴 완공의 목표를 10월에 맞추어서 무엇을 하려고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었느냐 하는 것도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만합니다.

작년 29차 유우엔 총회에서 영국 대표가 재미나는 얘기를 했읍니다. "남북대화가 요즈음 잘 안 되어서 최근에 상당히 실망을 했는데, 얘기를 들어 보니까 북한에서 DMZ(비무장 지대) 안으로 땅굴을 파고 지금 내러온다니까, 그 땅굴 안에서 남북 대표가 모여서 오손도손 얘기하면 대화가 잘 될 것 이 아니냐"고 조크를 해서 장내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북한 공산당들이 남북 대화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이래가지고는 솔직이 말해서 남북 대화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것이라고는 사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대화를 여하한 일이 있든지 중단시키지 않고 이것을 정상화시키는 데에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왜냐 하면, 우리 동족끼리 또다시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 6.25와 같은 그런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이 대화는 여하한 일이 있든지 중단시키지 않고 정상화하는데 온갖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통일이 우리 세대에 되려는지 안 되려는지 아무도 예언할 사람이 없습니다.

만약에 우리 세대에 통일이 못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이 뭐냐, 동족간의 전쟁만은 막아야 하겠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인 사명이요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자면,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급선무가 무엇이겠느냐 하면역시 평화 정착입니다. 즉, 긴장 완화이고 평화 정착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평화적인 통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 평화 정착이라는 것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겠고, 또 절대적인 대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 정착 없이 남북 평화 통일이란 있을 수 없읍니다. 물론, 서로 전쟁을 해서 이기는 쪽이 통일을 한다는 식이라면 모르되, 적어도 전쟁을 피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하자고 하면 첫 단계가 평화 정착입니다.

그러면, 평화 정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뭐냐, 그것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제시한 일련의 평화 정책, 이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북한측에서도 우리의 일련의 평화 정책, 즉 『6ㆍ23 평화 통일 외교 선언』, 『남복 상호 불가침 협정』, 또 작년 광복절에 내가 천명한 『평화 통일 3대기본 원칙』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 현 단계에서 남북이 평화 정착을 하는데 있어서 이 방안 외에 또 무슨 묘안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또 논리적이고 현실적인방안이라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공산 진영을 제외하고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방안이라고 믿고 있읍니다.

북한에 있는 공산당들도 이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뭐냐. 무력으로써 적화 통일을 하겠다는 그들의 환상과 망령이 아직도 그들의 머리에서 떠나지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북한 공산 집단 안에 있는 극렬 분자, 극단주의자, 좌경 모험주의자, 호전주의자, 이러한 자들이 이런 망상과 환상을 머리에서 완전히 씻어버리기 전에는 우리의 제안을 그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알면서도 못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냐, 방법은 하나밖에 없읍니다.

그것은 우리가 빨리 국력을 키우고 우리의 힘을 키우는 길밖에는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무력이나 폭력을 가지고는 대한 민국을 뒤집어 엎을 수 없다는것을 그 사람들이 확실히 인식하고 체념하도록 만들어야 하겠읍니다.

우리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그들로 하여금 이러한 환상과 망상을 버리고 그들의 소위 폭력 혁명 노선을 변경시킬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며, 남북 대화에 대해서도 좀더 성의를 가지고 응해올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공산주의자들은 세계 어느 공산주의자이든공산 폭력 혁명에 있어서는 한 가지 전술의 원칙이 있읍니다. 우리 편이 약하다고 생각하면 무력이나 폭력을 가지고 집어삼키려고 달려 들고, 우리가 힘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에는 협상 전술로 나옵니다. 이것은 세계 어디에서라 그들의 공통된 전술입니다. 중국 공산당도 그러했읍니다. 자기들의 힘이 부족할 때에는 『국공 합작』이니 뭐니 해 가지고 협상에 응해 나왔고, 힘이 어느정도 커지고 자신이 생긴 다음에는 국민 정부군에 대해서 도전을 했읍니다. 최근에 다시 전쟁이 재연되고 있읍니다마는, 월남에 있는 월남 공산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공산당도 마찬가지입니다. 1953년에 공산측에서 휴전을 제의해 온 것은 유우엔군의 힘이 막강하고 도저히 자기들 힘을 가지고는 유우엔군을 막아낼수가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휴전을 제의해 왔던 것입니다.

그 때 만약 우리 편이 약하고 자기들이 그대로 밀어제칠 수 있다고 생각했더라면 공산측이 절대로 휴전을 제의해 올 리도 없고 우리측에서 제의를 했더라도 듣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흔히 동,서독 관계는 다르지 않느냐, 이러한 소리를 합니다. 동,서독 관계도 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봅니다. 동독이 왜 무력을 가지고 서독에 덤비지않느냐, 서독이 동독보다 월등히 힘이 강하기 때문에 동독이 힘을 가지고 서독을 넘어뜨릴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협상에 응했고, 유우엔에도 같이 가입해서 지금 그야말로 평화 공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서독이 동독보다도 모든 면에 있어서 힘이 약했더라면, 지금 동독 공산당이 아주 얌전하고 양심적인 사람들이라서, 북한 공산당이나 월남 공산당 모양으로 안 했겠느냐하는 것입니다. 내가 볼 때 다만 서독이 상대적으로 국력이 월등히 강하니까 그런 짓을 못하고 협상을 했으며, 북한 공산당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강하면 협상하자고 옵니다. 약하게 보였을 때에는 언제든지 그자들은 폭력으로 도전해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민 총화와 총력 안보로 우리의 국력을 하루빨리 배양해야 하겠고 가속화해야 하겠읍니다. 『10월유신』의 근본 목적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10월 유신』만이 우리의 민족적 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하고 나는 확신합니다.

질문 : 북괴는 우리가 제의한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 체결을 거부하면서 유우엔군의 해체를 주장해 오고 있읍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말씀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읍니다.

답변 : 작년 연초 기자 회견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내가 제의한 것이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 체결이었읍니다.

북한측에서 진심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이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 아니냐 하고 제의를 했는데, 그 뒤에 북한측에서는 계속 거절해 왔읍니다.

이북에서는 또 우리가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 제의를 하기 전에 그들이 말하는 소위 『남북 평화 협정 안』이라는 것을 들고 나와서 여러 면 정치 선전용으로써 먹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읍니다.

우리는 그것을 반대했읍니다. 왜 반대를 했느냐, 그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이름이 평화지 평화가 아닌 것입니다. 위장된 하나의 기만 술책이고 평화를 위한 협정이 아니라 전쟁을 위한, 침략을 위한 협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에 거절했읍니다.

그자들이 들고 나온 평화 협정의 골자를 보면, 첫째가 남한에 있는 미군이 나가야 되고 유우엔군이 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남북이 서로 병력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꾸 충돌이 일어나지 않느냐, 그러니까 군축을 하자, 남북이 병력을 각각 10만 이하로 감축을 하자, 그리고 휴전 협정을 철폐해 버리자, 이런 얘기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읍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제의한 불가침 협정 내용이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이 서로 무력 침범을, 여하한 형태든 무력 침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우리는 만천하에 약속하자, 그리고 서로 내정 간섭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공산주의를 싫어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굳이 그것을 비방하거나 간섭하지는 않겠다, 너희도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나 자본주의를 싫어하겠지만 간섭하거나 이에 대해서 비방을 하지 말아라,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현행 휴전 협정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제의한 상호 불가침 협정의 골자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북한측에서는 거부했읍니다. 그들이 왜 거부했겠느냐, 그 이유는 뻔한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무력으로 적화 통일을 하겠다는 그 사람들의 야욕과 환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그들의 야욕을 기어이 관철하기 위해서 계속 무력 도발도해야 하겠고, 간첩도 앞으로 계속 보내야 하겠고, 테러단도 보내야 하겠고, 간첩을 보내서 지하당도 조직해서 그것을 자꾸 확대해 가지고 남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혼란시켜야 하겠는데, 만약에 불가침 협정을 맺어버리면 그들이 이런 장난을 하는데 여러 가지 지장이 많다, 이것입니다.

그러니까 못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북한측에서는 덮어놓고 유우엔군은 철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제 28차 유우엔 총회에도 그런 안을 냈고 작년 제 29차 유우엔 총회에서도 이런 안을 들고 나왔었읍니다.

유우엔군이 이 땅에 와 있는 것은 우리가 불러들였다는 것보다는 이북에 있는 공산당들이 불러들였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1949년 말, 6.25가 나던 그 전 해에 38선 이남에 와 있던 주한 미군은 전부 다 철수했읍니다. 군사 고문단 약간명란 남고 전원 철수했읍니다. 그러자, 그 다음해 6월 25일에 일제히 전면 남침을 해 왔읍니다. 그래서, 유우엔군은 침략군을 저지하고 한국의 방위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 땅에 온 것입니다.

유우엔군이 아직도 여기에 남아 있는 이유는 북한 공산당들의 무력 남침의 위협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마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군사적이 대한 민국에 대해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주한 미군 또는 유우엔군이 여기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나부터라도 유우엔군 사령부가 무작정 언제까지나 한국에 주둔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고 있읍니다.

그러나, 현 한계에서 만약 유우엔 결의라든지 유우엔 안보 이사회의 어떤 결의에 의해서 유우엔군 사령부가 해체된다면 반드시 휴전 협정만은 그대로 남겨놓고 이것을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주장이고, 또 우리 우방 국가들의 견해입니다.

따라서, 현행 휴전 협정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고 유지 준수될 수 있는 어떤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만 된다면 유우엔군 사령부가 해체되는 것도 우리는 굳이 반대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표명한 바가 있읍니다.

우리 정부가 작년 제 29차 유우엔 총회에서 총회가 채택한 한국 문제에 관한서방측 결의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읍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한 가지 확실히 해 둬야 할 것은 만약에 유우엔군 사령부가 해체된다 하더라도 주한 미군 철수 문제와 유우엔군 사령부 해체 문제는 전연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주한 미군이 여기에 와 있는 것은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의거해서 지금주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공산당들이 유우엔군 사령부를 해체하라고 주장하는 그 저의는 조금 다릅니다.

그 사람들은 유우엔군 사령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유우엔군 사령부가 만약에 해체될 때에는 유우엔 깃발 아래 있는 모든 주한 미군도 같이 철수를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은 유우엔군 해체를 들고 나오는 것도 근본 저의는 『주한 미군 나가라』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가 쭉 훑어 볼 때에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노리고 있는 정치적, 외교적 목표를 우리는 알 수가 있읍니다. 뭐냐 하면, 그들이 들고 나오는 평화 협정 운운하는 것도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에 와 있는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것입니다.

제일 첫번에 나오는 것이 외군철수문제이기 때문에, 그 다음에 불가침 협정을 우리가 제의한 데 대해서 거부하는 이유도 그것을 받아들였다가는 미군 철수가 안 되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정 간섭하지 말자, 휴전 협정도 그대로 두어야 된다, 그런 것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안 받아들였다는 것이 됩니다. 결국 말을 뒤바꾸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데 저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수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그 사람들이 들고 나오는 『대민족 회의』 운운하는 것을 나는 무엇인가 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는데 이것도 주한 미군을 내보내자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소위 그 사람들이 말하는 남북의 정당,사회 단체 대표들이 전부 모여서 회의를 하자는 것인데, 한 쪽에서 수백 명씩 해서 남북 합치면 아마 500명에서 1천명까지도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무슨 회의를 하자는 것이냐, 그들이 노리는 저의는 무엇이냐, 남북의 숫자는 같을 것입니다. 500명이면 남쪽이 250명, 북쪽이 250명, 1천명이면 남쪽이 500명, 북쪽이 500명이 될 것입니다.

그린 경우 공산당이 제일 먼저 들고 나올 의제가 무엇이냐,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외군 철수 결의안을 들고 나을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 공산당은 어떻게 계산하고 있느냐 하면 자기들이 몰고 나온 수는 돌돌 뭉쳐서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다 하고, 대한 민국에서 나오는 대표들 중에는 정부를 욕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잘 공작만 하면 몇 표가 자기네 쪽에 슬쩍 동조하지 않겠느냐, 그러면 50대 50으로 했는데 이 쪽에서 몇 표가 그쪽으로 가담을 하면 결국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외군 철수 결의안이 통과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의 계산은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여 이것을 하나의 정치적인 선전 도구로 전체 조선 인민이 남한에 있는 외군 철수를 지금 이렇게 결의했는 데도 안 나가고 있다, 이렇게 떠들기 위해서『대민족 회의』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 다음 『남북 연방제』라는 것은 무엇이냐,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받아들일 리도 없지만, 만약에 우리가 연방제를 같이 의논해 보자 하고 응한다면 제일 먼저 들고 나오는 것이 미군 철수 문제일 것입니다.

미군이 있는 한은 『연방제』이고 무엇이고 남북 대화가 안 된다, 이제 우리끼리 『남복 연방제』를 만들어 가지고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만들자고 그랬는데 가장 방해되는 것이 외군이다…, 그래서 미군을 내보내자는 것입니다. 아까말한 UNC(주한 유우엔군 사령부) 해체란 것도 UNC가 없어질 그 때에는 그 깃발 아래 있는 미군도 나가라…,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지금 노리고 있는 이 모든 정치적, 외교적 선전의 최고 목표, 투쟁 목표가 주한 미군 조기 철수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읍니다.

미군을 철수시켜 놓고 나서 무엇을 하자는 것이냐 하는 것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충분히 짐작이 갈 것입니다.

또, 우리 한,미 두 나라 정부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이러한 음흉한 흉계와 저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 있어서 주한 미군을 철수해서는 안 된다 하는 것이 양국간에 완전히 합의된 견해입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몇 가지 제의를 하고자 합니다.

전에 한 이야기를 종합한 이야기가 될는지도 모르겠읍니다마는, 첫째는 공연히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말고 진심으로 평화를 원하거든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 제의를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6ㆍ23 선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통일이 될 때까지는 유우엔에남북이 같이 가입을 하자.

세째는, 휴전 협정의 효력이 그대로 존속되어야 한다는 방안에 동의를 한다면 유우엔군 사령부 해체에 우리는 반대하지 않겠다.

다음에는 남북 대화를 빨리 정상화시키는 데 좀더 성의를 표시하라.

끝으로 또 한 가지 더 제의하고 싶은 것은, 만약에 북한측에서 우리와 같이 유우엔에 가입하는데 대해서 끝내 반대한다면 우리 대한 민국만이라도 가입해야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 민국은 유우엔에 들어갈 당당한 자격을 가졌다고 우리는 봅니다. 따라서, 북한이 들어가기 싫으면 우리가 들어가는 데 대해서 굳이 반대나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질문 : 야당은 작년 말부터 유신 헌법의 개정을 계속 주장하고 있읍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이미 작년에 여기에 대한 견해를 말씀하신 바 있읍니다마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견해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에도 여러 번 소신을 밝힌 바가 있읍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남한을 적화하여 통일하겠다는 폭력 혁명 노선을 포기하고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는 현행 헌법을 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입니다.

여기에 대한 이유를 및 가지 말씀드리겠읍니다.

첫째, 현행 헌법은 1972년 10월 국민 투표에 의해서 국민 여러분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제정된 헌법입니다.

따라서, 이 헌법은 일부에서 비난하는 사람도 있읍니다마는, 몇몇 사람의 자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적인 동의와 국민적인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다음에 또 한 가지는 2년 동안 우리는 이 헌법을 운용해 보았읍니다. 그 결과 우리의 여러 가지 사정과 현실 여건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는 것이 실증되었읍니다. 물론, 나부터라도 유신 헌법이 완전 무결하다거나 이상적인 제도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또, 그런 완전 무결하고 이상적인 제도는 있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체제 아래서 격동하는 국제 정세에 언제든지, 적시 적절히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시련과 도전도 극복해 나왔고,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기회만 있으면 무력이나 폭력으로 우리를 뒤집어 엎으려고 노리고 있는 북한 공산 집단의 끊임없는 도전에 대해서도 우리는 철통과 같은 총책 안보 태세로 끄떡없이 국가와 민족의 생존권을 지켜 왔다는 것입니다. 또 석유 파동이다, 자원난이다 해서 세계 경제가 일대 격동을 치르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석유 한 방울 안 나오고 이렇다 할 만한 천연 자원 하나도 없는 우리 나라에서 그래도 우리 경제만은 안정 기조를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을 지속해 왔고, 또 국력 배양을 지속해 왔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수출 증대다, 또는 중화학공업의 건설이다, 또는 방위산업의 육성이다, 새마을 사업이다 하는 국가의 주요 정책 목표를 우리는 큰 차질없이 계획대로 추진해 왔고, 또 추진되고 있읍니다.

한 가지 참고로 작년 연말 통계를 보면 작년에는 세계 각국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는데, 선진 여러 나라도 작년에는 GNP 성장이 대부분 『제로』거나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같은 나라가 작년에 잠정 추계로 나온 것을 보니 GNP가 얼마나 성장했느냐 하면, 마이너스 1.75%로 나와 있읍니다. 재작년보다도 미국의 GNP가줄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어떻게 되었느냐, 일본은 작년에 마이너스 3.25% 성장했다, 성장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줄었다는 얘기지요, 영국은 마이너스 0.5%입니다. 그래도 서독이 조금 성적이 좋아서 플러스 1.0%, 우리하고 모든 면에 있어서 비슷하게 가고 있는 대만이 작년의 GNP가 플러스 3.5%, 그런데 우리는 작년 목표8%를 약간 상회해서 8.2% 성장을 가져 왔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1인당GNP도 그 동안 우리의 대망의 500불 선을 약간 넘어서 작년 연말로써 우리 나라 1인당 GNP가 513불로 되었읍니다.

수출도 여러 가지 어렵다 어렵다, 안 된다 안 된다 했지만, 그것도 45%의신장 목표를 약간 초과 달성했읍니다. 이런 것을 볼 때에 작년과 같은 어려운모든 국제적인 환경 속에서 이것들이 저절로, 우리가 가만히 있었어도 되었다고 보는가, 이것입니다.

또는, 우리가 무슨 남보다도 조건이 더 유리해서 이런 성과를 가져왔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그 원인이 무엇이냐. 『10월 유신』으로써 다져진 질서 있고 능률적인정치 체제 아래에서 정부와 국민이 일치 단결해서 땀흘려 일하고 노력한 그 결과인 것이지 가만히 앉아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이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도 안되겠으며, 또 외면해서도 안되겠읍니다.

요즈음 일부 국내 인사들 중에 헌법이 잘못 되었으니까 헌법을 뜯어 고쳐라, 이런 소리를 하는데, 헌법만 뜯어 고치면 만사가 다 제대로 척척 될 것처럼 이렇게 떠들고 있읍니다.

그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신 헌법한 철폐하면 국방도 잘 되고 경제 문제도 다 잘 풀려 나가고 민주주의도 잘 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겠느냐,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말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읍니다.

그것도 이 사람들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남침 능력도 없고 위협도 전연 없는데 공연히 정부가 이것을 떠드는 것은 국민을 억압하기위해서, 정권 유지를 위해서 이런 협박을 하고 있다, 헌법만 고치면 그런 문제는 저절로 다 해결이 되는데 몇몇 사람이 지금 고집을 해서 유신 헌법을 붙잡고 앉았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 사람들 얘기가 과연 옳은 소리인지, 국민들이 그것을 믿는지, 믿을 수 있는 이야기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에 이러한 무책임한 사람들의 시국관이나 안보관, 이런 그릇된 정세 판단에 우리가 현혹되었다가는 제 2의 6.25를 다시 한 번 겪지 않으면 안 될 비극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6.25 때 언제 적이 예고하고 쳐내려 왔읍니까, 원래 침략자는 예고 없이 침략을 해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안심하고 있을 때, 침략하지 않으리라, 위협이 없다, 걱정 없다고 안심하고 있을 때, 언제든지 적은 공격해 오는 것입니다.

근세 우리 나라 역사를 한 번 훑어 볼 때 많은 국난을 겪었는데, 대표적으로 큰 것을 두 개 들어 본다면 임진왜란과 우리들 세대에 겪은 6.25 한국 전쟁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임진왜란과 6.25를 볼 때 크게 교훈으로 삼아야 할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이 두 개의 큰 국난이 그 당시의 정치인들의 그릇된 시국관 또는 안보관, 정세판단으로 인해서 이런 엄청난 국난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했으며,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고 봅니다. 그것이 전부가 정치인들의 죄요 책임이라고 하겠읍니다.

다 아시는 얘기지만 임진왜란 때 선조 대왕이 일본에 사신을 보내 가지고 일본 정세를 한 번 탐지하고 오도록 해서 황 윤길이라는 사람과 김 성일이라는사람 둘이 갔다가 돌아왔는데, 두 사람이 요즈음 말로 정당이 달랐읍니다. 하나는 여당이고 하나는 야당이고, 요즈음 식으로 말하면 그렇게 되겠지요.

갔다 와서 한 사람은 임금에게 일본의 『풍신수길』이가 일본 천하를 통일해서지금 기고만장하여 앞으로 우리 조선이나 명나라까지 쳐나올 그친 위험성이 대단히 많습니다 하고 보고를 했는가 하면, 또 한 신하는 그와 정반대의 얘기를 했읍니다.

『풍신수길』이라는 사람을 보니까 풍채나 인물이나 모든 것으로 보아서 그런 것을 해 낼 만한 위인이 못 되고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는 그런 조짐도 전연 없으며, 공연히 태평 성세에 무슨 전쟁에 대한 대비니 뭐니 해 가지고 민심을 동요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읍니다. 임금이 판단하기가 곤란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임금 앞에서 열린 조정 대신 회의에서는 아무 결론 없이 해산을 하고 나오다가, 이조 500년을 통해서 가장 훌륭한 재상이라고 알려져 있는 유명한 서애 유 성롱이가, 전쟁 위협이 없다고 하던 김 성일이란 사람을 불러 가지고, 아마 같은 파이고 친했던 모양이지요, "자네가 얘기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으니 "그것이 아니요, 사실은 『풍신수길』이가 대단히 위험하고 전쟁을 도발할 그런 위험성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아, 왜 상감 앞에서 거짓말을 했느냐,", "아, 반대당이 얘기하는데 내가 동조할 수 있읍니까"라고 얘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애 유 성룡이 쓴 《징비록》이란 책의 기록에 나와 있어요. 정치인 몇및 사람들이 정략적으로 안보 문제를 정치적인 도구로이용하다가 임진왜란 7년이라는 역사상 가장 참혹한 국난을 불러 들였읍니다.

6.25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시의 일부 정치인들이 북한의 정세를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북한 공산당이 절대 쳐내려올 능력이 없다느니, 만약에 쳐내려오면, 우리가 반격하면 아침은 어디 가서 먹고 점심은 어디에서 먹고 저녁에는 어디에 가고, 이틀이면 전쟁이 다 끝나고, 이런 허장성세를 부리다가 6.25를 당하지 않았습니까 !

우리들 세대에 또 이런 국난을 불러들여서 이런 전철을 밟아서야 되겠느냐, 이것입니다.

적어도 이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만은 정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악용을 해서는 안 되했다는 것입니다.

요즈음 정부에 대해서 늘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 중에, 언필칭 민주주의가 어떻고 자유가 어떻고, 이런 소리를 많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민주주의니 자유니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하나의 특권물이고 마치자기들의 독점물같이 떠들고 있고, 현 정부에 맞아 있는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편지 자유가 뭔지 전혀 모르는 무지막지한 사람들 이 앉아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같이 선동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요즈음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언론의 자유가 없는 현 정부는 『독재 정권』이다,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별의별 소리를 다합니다.

"정권 내 놓고 물러가라" "대통령도 그만두고 물러가라", 이런 소리가 함부로 막 나오고 또 몇몇 신문에 대문짝처럼 이것이 보도가 되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것은 이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막 떠들고 신문에 쓰면서도 우리 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정부를 이렇게 비난하고 비방을 하고, 이런 소리를 신문에 막 쓰고 할 수가 있느냐, 이것입니다. 즉, 정부에 대한 그런 비판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언론의 자유가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로 될 바라느냐, 솔직이 말하면 그 사람들이우리 국민들 중에서도 가장 언론의 자유를 많이 누리고 있으면서도, 늘 불평은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불평합니다. 하나 역설적인 얘기인 것 같습니다마는, 우리 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 하는 것이 확실히 입증이 되었다 하겠읍니다.

누가 그것을 증명을 했느냐, 요즈음 정부를 욕하고 비방하는 이 사람들이 바로 언론 자유가 있다는 증인이 아니냐, 이것입니다. 어느 독재 국가에서 정부에 대해서 그런 비난이나 비방을 마음대로 하고도 잡혀 가지 않고 일할 수 있겠읍니까, 이것이 언론의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국민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를 허용하고 어느 정도의 자유를 제한하느냐 하는 것은 그 나라 사정에 따라서 각기 다릅니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현실과 시대적인 환경 또는 사회적인 여러 가지 특수성에 따라서 차이가 있읍니다. 또,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각국의 민주주의 제도라는 것도 그 나라가 처해 있는 역사적인 현실과 시대적인 환경에서 우러난 하나의 산물이고 소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렇지 않고는 그 나라의 제도라는 것은 그 나라의 발전과 성장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 헌법도 나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헌법도 우리 나라가 처해 있는 이 특수 여건을 감안해서 어느 정도로 국민의 자유를 허용하거나 어느 정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헌정 30년 동안 우리가 경험해 본 그 경험에 입각해서 어느 것이 가장 우리 나라 실정에 알맞는가 하는 것을 국민 의사에 물어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제정된 헌법, 즉 이것이 우리의 유신 헌법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또 정부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흔히 이런 소리를 하면, 또 무슨 궤변을 들고 나오느냐 하면서, 미국이 어떠니 서구가 어떠니 해서 그곳과 우리하고 대조해 가지고 얘기를 합니다. 물론 미국 국민들이 또는 선진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우리 국민들보다도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나도 잘 알고 있읍니다.

우리도 빨리 나라가 성장을 하고 부강해지고 또 한반도에서 이러한 전쟁의 위협이 없어져서, 우리도 남과 같은 그런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읍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 있어서 우리 한국 국민이 미국 국민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그런 자유를 향유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소리가 아니냐 이거예요. 미국하고 우리하고 사정이 다르고, 구라파하고 우리하고도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이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되어 있고, 자유를 많이 허용한 나라라고 하는데, 만약에 미국이 우리 한반도와 같은 이런 형편에 처해있다면, 과연 오늘날 미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이에 대해 요전에 미국의 어떤 친구들이 나한테 와서 같은 얘기를 합디다마는, 자기들도 "미국에 있을 때에는 여러 가지 한국 문제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한국에 와서 보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좀 달리 했다" 는 얘기입니다.

만약, 미 합중국이 남북으로라든지 동서로라든지 국토가 분단되어 가지고 그 한 쪽에 공산 정권이 서서 미국보다도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미국을 뒤집어 엎고 적화 통일을 하려고 자주 도전을 해 오고, 간첩을 보내고 테러 분자를 보내고, 심지어 땅굴을 파고 두더지 모양으로 기어 들어오고, 또 그 옆에 있는 캐나다가 공산주의 국가고 또 남쪽에 있는 멕시코가 공산주의 국가고 그 가운데 둘러싸인 미국이 주위로부터 그런 압력과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랬을 때에 미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고 미국 국민들이 과연 오늘날과 같은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못할 것입니다. 요즈음 한국의 일부 인사들 중에는 자기는 두 동강이 난 분단된 남한 땅에 살고 있으면서 머리와 생각은 미국이나 서구라파에 가 있어 가지고 그 곳에 대한 환상만 자꾸 생각하고 있단 말이에요.

남의 일이니까, 왜 우리는 그만큼 자유를 안 주느냐, 왜 우리한테는 자유가 이렇게 없느냐, 이것을 우리는 소위 환상적 민주주의론자라고 얘기를 합니다.

가장 자유가 많고 민주주의가 잘 된다는 미국이라는 나라도 역사를 보면, 가령 과거 링컨 대통령 때의 남북 전쟁 당시라든지, 또는 루우스벨트 대통령 시대의 2차 제게 대전 때라든지, 또는 1930년대의 세계적인 대 경제 공황 시대의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국민이나 입법부가 부여한 방대한 비상 권한이라는 것은 미국의 여러 가지 위기를 구출하기 위해서 그러한 권한이 부여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또 미국 시민들이 일부 기본권조차 제한받았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읍니다.

서구, 서구 하지마는 서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프랑스의 예를 하나 들어 봅시다. 프랑스는 서구 민주주의의 발상지의 하나라고 우리는 보고 있는데, 1950년대 알제리 문제를 가지고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가위기에 처하게 되자 프랑스 국민들은 『드골 헌법』을 제정했읍니다.

『드골 헌법』의 제 16조를 보면 우리 현행 유신 헌법 53조와 유사한 국가 비상시에 대한 긴급 조치권이 부여되고 있읍니다. 드골 대통령은 이 헌법의 권한에 의해서 프랑스의 위기를 구출했읍니다. 그런데, 프랑스는 그 『드골 헌법』을 지금도 개정하지 않고 그대로 시행하고 있읍니다.

그러면, 오늘날 프랑스가 무슨 비상 사태하에 있느냐, 우리 한국과 같이 외부로부터 큰 위협을 받고 있느냐, 나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그 헌법을 아직도 그대로 시행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프랑스에는 이런 헌법이 그대로 시행되어도 말썽이 없는데, 어떻게 대한 민국에서는 그렇게 말썽이 많으냐, 이것입니다. 그러면, 대한 민국의 민주주의가 프랑스보다 더 앞서고 있느냐, 대한 민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프랑스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느냐, 우리 나라에서 헌법에 대해서 운운하는 사람은 이런 문제도 한 번 연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인권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 정부가 인권 침해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작년 4월에 있었던 소위 『민청 학련 사건』이라는 것이 있었지요. 여기의 주모자들 130여 명을 지금 구속하고 재판에 회부하고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그 가족들이나 그 동료들, 또 이 사람들을 구출하겠다는 일부인사들은 "그 사람들은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인데, 정부가 그냥 막 잡아다가 고문을 해서 군법 회의에다 돌려 가지고 비밀 재판을 해서 지금 징역을 보내고있다. " 이렇게 악선전을 하고 있읍니다.

자유와 인권이라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또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와 인권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역시 이것도 헌법과 법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 일부 인사들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것은 아주 천부의 절대 신성 불가침으로서, 헌법이나 법을 가지고도 규제할 수 없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이것입니다. 우리 나라 법에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보장되어 있지마는, 폭력으로써 정부를 전복할 수 있는 자유는 보장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소위 『민청 학련 사건』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그 주모자들은 폭력으로써 현정부를 전복하려는 내란 음모를 했기 때문에 구속해서 재판에 회부되어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한국에는 상당한 지식 수준에 있는 사람들 중에도 우리 나라 법에 대해서 하나의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를 뒤집어 엎는데, 공산당이 뒤집어 엎고 공산 정부를 만들 때에는 굉장히 엄한 벌이 가지마는, 그렇지 않고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이 정부를 뒤집어 엎는 것은 크게 잘못이 아닌 것처럼, 이런 착각을 가지고 있읍니다.

이것은 아마 4.19 이후에 그런 그릇된 생각이 들어오지 않았는가 짐작되는데, 천만의 얘기입니다. 우리 나라의 국가 보안법에도 폭력으로써 정부를 전복하겠다 하는데에 대해서는 극형에까지 처할 수 있는 법이 있는 것입니다. 반드시 그 사람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민청 학련 사건』에 대해서 여러 가지 구구한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이 기회에 작년에 정부 당국에서 발표도 했읍니다마는, 한 번 여러 가지 그릇된 선전을 하고 있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서, 또 모르는, 잘 이해 못하는 국민들에 대해서, 이해를 촉구하기 위해서, 한 번 더 간단히 설명을 해 두고자 합니다.

『민청 학련 사건』 얘기가 어떻게 되어서 생겼느냐, 여기에 가담한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이냐, 여기에는 학생이 있고, 일부 종교인이 있고, 일부 정치인이 있고, 대학 교수가 있고, 중,고등 학교 교사가 있고, 학교 다닐 때마다 데모만 하다가 퇴교당해서 직업도 없는 무직자도 있고, 과거에 공산주의를 하다가형무소에 들어가서 징역까지 살고 나온 전과 공산주의자들도 있어 복잡한 사람들이 여기에 모두 가담이 되었읍니다.

그러면, 이것이 처음부터 『민주 청년 학생 총연맹』이라는 간판을 달아 놓고 조직을 했느냐, 그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여기에 가담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공산주의자도 있고, 비 공산주의자도 있고, 내가 볼 때에는 사상면에 있어서는 반공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도 여기에 가담되어 있읍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어떻게 모두 야합이 되었느냐,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하는데 있어서 뜻이 같았다, 그것을 공산주의자들이 뒷전에 숨어서 아주 교묘하게 역이용했다. 실제 가담한 사람은 내용을 모르고 뛴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의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과거에 초위 『인민 혁명당』이니 뭐니 해서 국가 보안법에 의하여 몇 년씩 모두 징역을 살고 나온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이번에는 뒷전에 숨어서 표면에 나타나지는 않고 학생이다 뭐다, 이런 사람들을 시켜서 조직을 해서 4월 3 일을 기해 가지고 학생, 종교인 그리고 정부에 대해서 불평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일부 사람들을 일제히 동원해가지고, 봉기해서 경찰서도 습격하고 중앙청을 습격하고, 심지어 청와대까지 습격을 하면 결국은 이 정권이 『무너진다』, 그러면 새 정권을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이 노리는 것은 정부를 우선 뒤집어 엎고 과도 정부를 만들어서 그 다음 단계에 가서는 우익 인사들을 전부 다 털어내고 자기들 세력만 모아가지고, 소위 『인민 민주주의 정부』니 『노농 정부』니 하는 불그스름한 정권을 세워 가지고 이북하고 협상을 해서 남북이 합치자 하는, 그러한 생각이었던 것 같고, 비 공산주의자들은 뒤냐, 이 정부가 미우니까 이 정부를 뒤집어 엎고 현행유신 체제를 없애고 유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자, 이런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공산주의자들 하고 공산주의자 아닌 사람들이 가령 궁극적으로 노리는 목표는 다르지만, 우선 정부를 폭력으로 뒤집어 엎는 데 있어서는 완전히 합치가 되었읍니다.

이것을 공산주의자들이 교묘하게 이용을 했읍니다. 이것을 공산당이 말하는『통일 전선 전략』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이 사건에 처음 손댔을 때에 내용을 모르고 가담을 했거나 그저 일시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평 불만을 가지고서 가담한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정부는 어떠한 조치를 했느냐 하면, 5일 동안 자수 기간을 설정 했읍니다.

과거의 자기 일을 잘못했다고 뉘우치고 자수를 한 사람은 과거의 일은 불문에 붙일 데니까 자수를 해라, 800여 명이 자수를 했읍니다.

자수를 했거나 와서 잘못했다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개전의 정이 뚜렷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전부 석방해서 학생은 학교에 나가서 공부하고, 직장에 있는 사람은 직장에 나가서 일하고 있읍니다.

지금 구속되어서 재판받고 있는 130여 명의 사람들은 끝내 자수를 하지 않고 지하로 지하로 숨다가 결국은 다 체포된 사람들입니다.

이 때, 이 사람들이 4월 3일에 일제히 봉기하겠다는 그 전술은 주로 학생이 주동입니다.

여기에 지금 우리 나라 대학의 조직이 얼마나 들어가 있었느냐 하면, 31개 대학이 조직에 들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35개 고등 학교에도 이 조직이 들어가 있었읍니다. 그 외에 일부 종교인, 일부 노동자, 반정부 인사, 심지어 저가난한 서민층까지 동원해서 이런 폭동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이것을 정부가 미리 알았기 때문에 사전에 전부 검거했읍니다.

그랬지만, 4월 3일 오전 11시에는 여러분들이 기억하다시피 9개 대학이 서울 시내에 뛰어 나왔어요. 그래서, 정부는 이 사건이 그 규모가 매우 크고 또 그 의도하는 목적이 국가의 변란을 가져올 수 있는 증대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것을 군법 회의에 회부하게 되었읍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건은 군법 회의에도 회부할 수 있게끔 현행 헌법에 규정이되어 있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군법 회의에 들려 가지고 무슨 비밀 재판을 했다고 그리는데, 비밀 재판 한 일이 없읍니다. 이 사람들한테는 전부 변호사도 붙였고, 그 가족들에게도 방청을 허가했고, 물론 이것이 군법 회의이기 때문에 일반 재판처럼 완전히 공채는 못 했지만 내가 알기에는 국방부 출입 기자들은 이 재판에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방청한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변호사, 그 다음에 가족, 심지어 여기에는 일본 학생이 두 명쯤 가담이 되어있는데, 이 사람들 재판 때에는 일본에서 건너온 그들의 가족과 여기에 와 있는 일본 대사관의 직원도 방청을 허용했는데, 그것이 어떻게 비밀 재판이냐, 재판도 우리 나라 사법 제도에 의해서 1심, 2심을 거쳐서 지금 3심에 넘어가 있읍니다. 이러한 사건인데, 여기에 대해 정부는 지금 법에 의해서 다스리고 있는데, 이 사람들을 구속하고 재판했다고 해서 지금 일부에서는 『인권 침해』를 했다고 그럽니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있어도 잡아넣지도 않고 재판도 안 하느냐, 이거예요. 일부 이 사람들의 가족이나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호소하는 것은 충분히 그 심정을 이해하겠는데, 전연 근거가 없는 소리를 왜곡되게 지금 선전을 해 가지고 정부를 비방하고 중상하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이 아무 잘못도 없는데 잡아다가 고문을 해 가지고 군법 회의에 회부해서 비밀 재판을 해 가지고 지금 극형에 처하고 있다." 이런 식입니다.

또, 이 사건 처리 과정에 있어서 한 가지 가장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그 가족들이 구속이 되었다. 재판을 받는다. 동료가 어떻게 되였다, 학생이 그렇게 되었으니 선생들이 제자를 위해서 애쓰는 것은 인간사회의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구속된 사람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석방시키기 위해서 사실과 전연 다른 내용을 날조해 가지고 심지어 외국 사람들한테까지 이것을 자꾸 퍼뜨리고, 외국에다가 별의별 정부에 대한 비방을 써서 보내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를 받은 사람들이 전부 나한테다 얘기를 하고 있어요.

무슨 외국 언론 기관에, 미국 국회 의원들한테, 어느 학자들한테, 무슨 정치인들한테‥‥ 그것도 사실을 사실대로 써서 보내면 좋겠는데 전연 허위 날조된 그런 사실을 가지고 우리 정부가 마치 무슨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처럼 이렇게 선전을 해서 외국에서 어떤 계책을 끌어들여 가지고 우리 정부에다가 압력을 넣어서 그 사람들을 석방시키겠다하는, 그런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데 대해서 나는 지극히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솔직이 말하면 이것은 사대주의 근성입니다.

민주주의도 좋고 자유도 좋지만, 우리 나라가 하나의 자주 독립 국가로서 앞으로 이 지구상에서 뻗어 나가자면, 우선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을 뽑아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민주주의 얘기가 나왔으니까 또 몇 마디 언급을 하겠읍니다만,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2차 대전 후 이 지구상에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가 많이 생겼읍니다. 내가 알기에도 한국 전쟁 당시 유우엔 회원국이 한 50여 개 국이었는데 지금 현재는 130여 개 국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 중에 공산주의 국가를 빼놓고 기타 서방 진영에 속하는 국가들은 거의 대부분 서구 민주주의를 자기 나라에 받아들여서 시행을 해 보았는데…, 솔직이 말해서 그것을 직수입해서 성공해 가지고 지금 잘 해 나가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 개나 되느냐, 여러분들 한 번 꼽아 보셔요. 지도를 내놓고 보십시오.

동남 아시아든지 중남미라든지 아프리카라든지…, 내가 알기로는 거의 한 번씩 다 홍역을 치르고 중병을 앓았어요.

지금도 민주주의 소화 불량증에 걸려서 신음하고 있는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조금 잘 해 나가는 나라는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되, 자기 나라의 실정을 감안해서 가급적 실정에 알맞게끔 이것을 잘 조화해 나간나라는 비교적 잘 하고, 그렇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직수입을 한 나라는 열이면 열 전부 다 민주주의 병에 한 번씩 걸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엄연한 사실이 아닙니까. 민주주의 제도라고 하는 것도 민주주의가 그 나라에서 자랄 수 있는 토양과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자라나는 것이지, 그런 것 없이 그냥 갖다 심어 가지고는 잘 자라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우리 한국 내에 있지만 제주도에 있는 밀감나무를 서울 근처에 심어 보아도 살지 못하지 않습니까, 같은 우리 국내라도, 서울에 갖다 놓고 밀감나무가 자라나게 하려면 특별히 방풍을 잘 한다든지, 온실을 만든다든지…무언가 제주도하고 비슷한 토양이나 기후나 이런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지, 서울의 영하 20도가 되는 데다 그냥 갖다 놓았다면 당장 다 얼어 죽을 것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맛이 좋은 음식이라도 자기 체질에 맞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는 것입니다.

좀 쑥스러운 얘기입니다만는, 나는 지금도 목장 우유라든지 끓이지 않은 우유를 먹지 못합니다. 왜냐, 체질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깡보리밥에 깍두기를 먹고 자란 뱃속이 되어서 그런지 목장 우유라든지 생 우유는 맞지 않아 먹으면 배탈이 나고 설사가 납니다. 그러나, 우리집 아이들은 잘 먹습니다. 어릴 때부터 먹어서 훈련을 시켰으니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도 역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에도 해방 후에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가지고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별별 것을 다해 보았읍니다.

자유당 때 힌법, 민주당 때 헌법, 또 5.16 후에 민정 이후 제 3공화국 헌법, 다 해보았지만 우리 나라의 특수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우리의 풍토에 잘 맞도록 조정을 하지 않으면 여기에서 자라날 수 없다는 결론을 우리는 얻지 않았읍니까,

일부에서 유신 헌법을 철폐하고 옛날 헌법으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옛날 상태로 돌아가서 나라가 잘 되고 국민들이 모두 행복스럽게 잘 살 수 있겠느냐…, 몇몇 정치인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옛날 그런 헌법체제로 돌아가면 정치인 만능 시대가 되고 그들이 활개를 치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을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그것이 국민 전체의 행복이 되고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요즈음 그 사람들은 우리 나라 건국 이후에 어느 헌법이 제일 좋았느냐, 이렇게 물으면 제 2공화국 헌법이 제일 좋았다고 그래요, 즉 민주당 때의 헌법이지요.

그것이 자유 황금 시대라 그 말이에요. 그런데, 요즈음 여러분들이 그 시대의 기록을 보십시오. 내가 본 어떤 기록에는, 어떤 날은 하루에 전국에서 데모가 1천 여 건이나 일어났어요. 국민 학교 아동들까지도 거리에 나와서 데모를 하고, 이러한 무질서, 자유를 빙자한 방종, 혼란, 비능률, 또 선거 때만 하더라도 과거의 그 선거 제도를 우리가 다 여러 번 겪은 것 아닙니까. 얼마나 거기에서 많은 돈이 낭비되고, 사회적인 혼란, 국민 도의의 타락, 또 그 병폐라는 것은 일일이 우리가 열거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고 지금 체제를 철폐해 버리고 그런 낭비와 혼란을 되풀이하면서도 자주 국방도 잘 되고, 자립 경제도 잘 되고, 민주주의도 잘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병폐를 깨끗이 일소하고 국민의 모든 능력을 한 곳에 집중해서 국력의가속화를 해 보자는 것이 유신 체제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도 서서히, 착실히 이 땅에 부리를 내리고 우리도 남부럽지 않게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현행 헌법은 고쳐서는 안 되겠다, 유신 헌법을 철폐하고 옛날 헌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솔직이 말하면 나라 망하는 길이다, 나는 이렇게 단언하여 얘기하고 싶습니다.

질문 :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우리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제 사정은 금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경제 난국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실는지, 이에 대한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 대단히 어려운 질문입니다마는, 여러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기 위해서한 3, 4개 분야로 나누어 설명하겠읍니다.

첫째, 국제 경제와 우리 경제가 어떤 관계에 있느냐, 두 번째는 역시 앞으로 우리 나라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인데, 우리 경제의 안정 정책을 어떻게 밀고 나갈 것인가, 끝으로 아무리 안정이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도 상당한 성장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우리 경계의 성장 정착을 어떻게 밀고 나갈 것인가, 이렇게 나누어서 간단하게 얘기하고자 합니다.

재작년 10월 『석유 파동』 이후 지금 세계 경제는 1930년대 이래 최대의 위기에 당면하고 있다고 모두들 보고 있읍니다.

그 결과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 소위 소비국들은 어느 나라 할것 없이 전부 국제 수지의 악화로 지금 고통을 당하고 있고, 또 심한 인플레로 머리를 앓고 있으며, 따라서 경제 성장과 고용이 감퇴됨으로써 이중상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도 그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경제에 이러한 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느냐 하는 것을 몇 가지 숫자를 들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첫째, 수입면에 있어서 석유 가격이 오르고 양곡 가격이 오르고 기타 원자재가격이 급상승함으로써 작년에 우리가 대외적으로 추가로 부담한 외화가 얼마냐 하면 약 23억불이 됩니다.

그 결과 작년도에 경상 수지의 적자가 18억불이나 늘어났읍니다. 그 전년인 73년에는 3억불이었읍니다. 73년까지는 우리 나라 국제 수지가 상당히 호전되어 왔는데 작년에 갑자기 그렇게 달라졌읍니다. 그 결과 우리가 또 하나 영향을 받은 것은 물가가 크게 뛴 것입니다. 1960년 이래 최고로 물가가 많이 올랐읍니다.

도매 물가가 44.6% 올랐는데, 이것을 우리가 분석해 보면 해외 요인에 속한것이 37.2%나 됩니다. 외국의 물가가 뛰었기 때문에 이렇게 올랐습니다.

작년에 우리는 8.2%의 경제 성장률을 가져 왔는데, 이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월등한 성과라고 하겠읍니다만, 우리 경제도 작년 하반기부터는 점차 수출신장이 철저하게 둔화되기 시작했고, 모든 기업은 재고가 자꾸 늘어나고, 실업자가 자꾸 늘어나고 해서 작년 연말부터 우리 경제도 불황의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읍니다.

정부는 이런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작년 연초 『1ㆍ14 긴급 조치』를 단행하여 석유 파동에 따르는 일차적인 충격을 될 수 있는 대로 완화하려고 노력했읍니다. 그러나, 그 뒤에 내외 경제의 난국이 처음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이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 수지 개선과 경기 회복을 위하여 작년 연말에 『12ㆍ7 조치』를 단행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세계 경제는 아직도 혼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금년도 작년에 못지않은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읍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떠한 문제들이 있겠느냐, 좀더 구체적으로 몇 가지 설명을 드리자면, 요즈음에 기름을 생산하는 나라에는 달러가 엄청나게 굴러 들어 가는 것 같읍니다.

예를 들면,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작년에 기름만 팔아서 280억불을 벌었다고 하는 얘기가 있읍니다. 이란이 200억불을 벌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작년에 국민들이 모두 피땀 흘려 가면서 죽자고 번 것이 겨우 47억불인데, 거기에서 원자재값과 무슨 다른 것 빼고 나면 실제 가득률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읍니다마는, 이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280억불, 200억불 이렇게 벌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석유 파동이 난 뒤에 산유국에 들어간 달러가작년 한 해만 해도 어떤 사람은 700억불 또는 800억불이라고 말하고 있읍니다.

달러가 한 쪽으로 쏠렸는데, 이 달러가 다시 달러가 부족하고 석유 수입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나라에 되돌아 오는 이런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겠는데, 소위 요를 『환류』라고 그리지요. 그러한 국제 금융의 질서가 아직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으며, 또 적자를 내고 있는 석유 수입 국가에서는 자기방어책으로서 국제 수지를 개선해야 되겠고,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을 자꾸 제한하는 정책을 쓰고, 또 재정이나 금융면에서도 긴축 정책을 더 강화해 나가므로,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의 교역 증대와 경기회복이 자꾸 늦어집니다.

교역이 자꾸 늘어나야 이런 문제도 풀릴 텐데, 이런 조치를 쓰다 보니까 그런 역효과가 나고 있읍니다.

또 하나는 자원 문제인데, 이것이 요즘에는 순수한 경제적인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적으로 여러 가지 얽히고 설킨 복잡한 정치 문제와 관련되어 해결이 점점 어려워져 가는 감이 없지도 않습니다.

최근에도 중동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읍니다마는,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제 2의 석유 파동을 겪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것을 극복해 나가느냐 하는 구체적인 문제는 며칠 후에 각부 장관들이 국민 앞에 자세히 설명 드리기로 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는 기본적인 근본 문제 몇 가지에 대해서 시정 방향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아까 말씀드린 경제 안정 문제입니다.

금년의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역시 급변하는 국제 경제 여건 속에 신속히 적응하고 우리 경제의 안정 기반을 다시 재건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업을 해 나가자면 앞으로 한 2년 동안은 경제 중간 조정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읍니다.

그 다음, 물가 문제에 있어서는 물가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 우선 석유라든지 기타 해외에서 들여오는 주요 원자재 가격의 변화에 적응하는 우리 국내 가격 구조의 재편성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겠읍니다.

그래서, 물가 수준의 궁극적인 안정을 강력히 추구해야 합니다. 즉, 지금 자꾸 물가가 오른다 오른다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어느 선까지 오르겠느냐, 정부는 앞으로 어느 선까지 가서 안정시키겠느냐 하는 것이 빨리 설정되어서 국민들에게도 알러져야만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기업을 할 수 있고 일만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서는 정부가 앞으로 첫째는 재정 금융 정책에 있어서 계속안정 정책을 그대로 견지해 나간다는 것과 금리를 보다 더 탄력성 있게 운영해나간다는 것, 부동산 투기는 앞으로도 계속 억제해야 되겠다는 것, 독과점 가격을 비롯한 여러 가지 관리 가격, 공공 요금이라든지 협정 요금이라든지, 이러한 분야도 합리적인 운영을 해 나가야 되겠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유통 구조의 개선과 불공정 거래를 시정해야 되겠읍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여러가지 정책을 앞으로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국민 생활의 보호를 위해서 현재와 같은 경계 사정 하에 노임을 늘려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취로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 고용의 기회를 확대하는 문제라고 정부는 생각하고 있읍니다. 즉,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많이 만들어 준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이미 이것을 위해서 『12.7 조치』로써 고용 확대를 위한 재정적인 기능을 최대한으로 동원했읍니다. 앞으로 정부 재정에 여력이 생기면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할 생각입니다.

이 사업으로써 식량 증산 또는 주택 사업, 도시 토목 사업 등을 많이 벌여서 취로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한편으로 물가가 이같이 오르는 시기에 있어서는 근로자들의 생활 보호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과거보다는 좀 더 강화돼야 하겠읍니다. 노사간의 긴밀한 상호 이해와 협조, 이것은 어느 때나 중요한 문제이겠읍니다마는, 이런 때일수록 우리 나라의 기업가들은 생산성을 보다 더 높이는데 주력하고, 그 생산성과 채산성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스스로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되겠읍니다.

정부는 그러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지도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정부는 근로 환경의 개선이라든지 흔히 말하는 직업병의 예방, 산재 보험의 확대, 직업 훈련, 이런. 데에도 각별한 정책적인 배려를 해 나가겠읍니다.

그 다음에 수입은 국제 수지 개선을 위해서 불요불급한 것은 최대한으로 억제해야 하겠읍니다마는, 국면 생활에 꼭 필요한 중요 물자의 조달은 최우선 순위로 이를 확보하겠읍니다.

양곡은 작년에 다행히도 풍년이 들어 충분한 정부 관리 양곡을 지금 비축하고 있으며, 그 밖에 추가로 필요한 외곡도 확보 조치가 끝났습니다.

연탄은 작년 여름에 여러 가지 걱정을 했읍니다마는, 기록장 제도를 실시하여 연탄 파동을 겪지 않고 잘 넘쳤다고 봅니다. 이 기록장 제도에 대해서 처음에내용을 잘 이해 못하는 분들의 비판의 소리도 있었읍니다마는, 이 제도로 말미암아 작년과 같이 유류 가격이 대폭 뛰는 시기에 있어서도 연탄 파동은 겪지 않고 넘쳤읍니다.

금년에는 석탄을 1천 700만톤 생산할 계획이며, 이에 대한 모든 지원 조치가 지금 끝났으며, 이 정도 생산이 되면 매점매석 같은 것도 없어지리라고 생각되며, 또 기록장 제도를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감으로써 연탄 문제에는 큰 걱정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밖에 생활 필수품의 원활한 수급에도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다음에 국제 수지의 개선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겠느냐, 이것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시책을 밀고 나가겠읍니다. 그 하나는 역시 수출을 많이 해서 우리가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는 데 노력을 경주한다는 것과 또 한 쪽으로는 수입을 억제해서 달러가 많이 나가는 것을 막는다는 것, 그 다음에 외국에서 양질의 자본을 많이 도입해서 국제 수지의 적자를 보충해 나간다는 것, 이 세 가지 분야에 우리가 힘을 써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잠깐 언급을 했읍니다마는, 73년까지는 우리 나라의 국제 수지는 매년 상당히 호전돼 왔었읍니다. 73년에 국제 수지 적자가 3억불까지 호전되어오다가 작년에 갑자기 악화되었읍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으리라고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많기 때문에 빨리 이것을 개선하는데 여러 가지 노력을 해 봅니다. 그래서,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조해서 앞으로 수출을 증대하는 면에 있어서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다든지, 또 신규 수출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든지, 우리 나라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든지 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금년도에 책정한 60억불 수출 목표를 기어코 달성해야 되겠읍니다.

그 반면, 수입은 최대한으로 절감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으며, 불요불급한 소비재는 최대한 억제하고 그 밖에 기자재라든지 원자재는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하여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 하겠읍니다. 그 밖에 관광 자원을 많이 개발해서 관광객을 대량 유치하고, 특히 최근에 매우 유망시 되는 우리 나라의 건설 사업,인력의 해외 진출 등을 적극 권장해서 무역의 수입을 올려야 되겠읍니다. 또, 외항선의 선복을 늘려서 무역외 수입을 늘리고 한 쪽으로는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은 억제해서 무역의 지출을 최대한으로 억제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경상 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또는 적정한 외화 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앞으로 외자 도입 정책을 보완하고 보다 더 강화할 방침입니다. 국제 금융 기관으로부터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의 장기 자본을 도입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요즈음 가장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는 소위 산유국의 오일 달러를 우리가 직접 들여 온다든지 또는 그 나라로 하여금 우리 나라에 직접 투자케 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경제의 성장 정책은 어떻게 밀고 나가했느냐,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많고 국제적인 여건이 나쁘기 때문에 과거의 고도 성장이라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국제적인 기회를 기민하게 이용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장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서 안정 정책에 크게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작하고 수출도 적극적으로 진흥해서 밀고 나가는 것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불황을 타개해 나가는 적극적인 방안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금년도 주요 분야별 개발 목표를 몇 개 분야로 나누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농업 분야에 있어서 먼저 정부는 금년도 재정 투융자 2천 692억원을 농업 부문에 투입하도록 예산에 반영했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식량 증산을 통한 주곡의 자급 달성을 조기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농어민의 소득 증대에기여하도록 하쳤읍니다.

금년에는 특히 새마을 사업을 위해서 약 979억원을 농촌에 투입하여 과거어느 때보다도 대대적인 새마을 사업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이에 따라 농어민의 고용이 많이 확대되는 한편 관개 사업, 경지 정리 사업, 야산 개발, 식량 증산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새마을 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단위당 생산성을 높이고 증산 효과를 올리도록 하겠읍니다.

또, 금년도에는 금강,평택 지구의 3만 정보에 달하는 대단위 유역 개발 사업이 완료됩니다.

그리고 삽교천, 개화도, 경주 지구의 대단위 종합 개발 사업이 금년에 착공될 것입니다.

둘째, 농어면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잠업이라든지 경제 작물 또는 축산, 수산 등 분야에서 수익성이 높은 29개 품목을 선정해서 135개의 단지를 조성하고, 또 노동 집약적인 새마을 공장 200개소를 금년에 다시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농어민들의 농업외 소득증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읍니다.

세째, 농어촌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금년에 15만호에 달하는 전화사업을 추진하겠으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농촌 전화율이 65%로 올라갈 것입니다.

또, 1천 400개소의 이동 통신망을 설치하겠고 그밖에 15만동의 지붕 개량,900개소의 간이 급수 시설 사업 등을 실시하여 농어촌 생활 환경 개선에 힘쓰겠읍니다.

그 다음에는 중화학 공업 부문입니다. 그 동안에 우리 나라 중화학 공업 부문이 꾸준히 성장해 와서 작년도 47억불 수출액 중에서 경공업 제품과 중공업제품을 비교해 보면 경공업 제품이 58%이고, 중공업 제품이 42%까지 올라갔읍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중화학공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읍니다. 금년 말에는 중화학 공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45%,경공업 제품이 약 55%, 이같이 우리 나라 경제가 선진 공업 국가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읍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중화학 공업의 건설은 금년에도 계속 강력히 밀고 나가겠읍니다.

첫째, 철강 공업에 있어서는 포항 종합 제철을 260만톤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가 추진되고 있읍니다.

이 중에서 열연 공장, 산소 공장, 분괴 공장시실 등 일부가 금년에 가동하게 될 것이며, 또 제 2종합 제철도 금년에 계속 추진하겠읍니다.

그리고, 인천 제철과 강원 산업 등 민간 제철소의 규모 확장을 추진해서 조강의 작업 능력을 높이겠읍니다.

다음에는 비철금속 부분에 있어서 온산 기지에 연산 8만톤 규모의 아연 계련소를 금년에 착공하겠으며, 또 조선 공업에 있어서는 연산 200만톤 규모의 울산 현대 조선초가 금년에 공사를 완료하고, 지금 착공중에 있는 옥포 조선소와 죽도 조선소도 금년에 계속 공사를 추진하겠읍니다. 그 밖에도 제 3대단위 조선소가 금년 중에 착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네째, 기계 공업에 있어서는 창원 기지에 6개 부문에 27개 대단위 공장을 집중적으로 유치하여 그 중에 9개 공장은 금년 중에 완공이 되고, 이렇게 함으로써 기계류의 국산 대체는 물론, 수출 기반을 확립하고 기계 공업의 양산화와계열화 체제를 이룩하는데 힘쓰겠읍니다.

다음에 전자 공업입니다.

금년도 전자 제품 수출 목표를 7억 8천만불로 책정하고 있는데, 구미 전자공업 단지에 현재 22개 공장이 가동하고 있읍니다. 금년에 21개 공장을 추가로 가동하여 선진 국가의 기술과 자본을 들여와서 앞으로 우리 나라의 수출 전략 산업으로 키워 나갈 방침입니다.

다음에는 화학 공법에 있어서 여천 지구에 지금 건설 증에 있는 33만톤 규모의 대단위 메타놀 공장을 금년에 완공하고, 지금 추진중에 있는 33만톤 규모의 납사 분해 센터, 동 계열 공장의 건설을 금년에 착공하는 한편, 36만톤 규모의 영남 화학 비료 공장을 금년에 완공하고, 암모니아 기준 600만톤 규모의 제 7비를 금년에 계속 추진하겠읍니다.

이 밖에 대단위 화학 펄프 공장 하나를 금년에 착공하게 되겠읍니다.

다음에 사회 간접 시설의,확충 문제입니다. 전원 개발을 다원화하기 위해서 현재 건설중에 있는 원자력 제 1호기, 안동 댐과 수력 발전 시설은 금년에도 계속 추진될 것이고, 신규로 원자력 제 2호기, 제 3호기, 양수 발전 제 1호기가 금년에 착공될 것이며, 인천 화력 3, 4호기도 또한 금년에 착공될 것입니다.

철도 부문에 있어서는 영동 지구의 석탄, 시멘트 등 철도 화물의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철암과 북평간의 85.5km의 영동선 전철화를 금년에 완공하고, 충복선 복선화 공사를 금년에 착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로 수송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원주와 강릉 사이의 97km의 영동고속도로, 북평,묵호,강릉간의 32km의 동해 고속 포로가 금년 9월에 완공됩니다.

이렇게 됨으로써, 우리 나라의 고속 도로의 총 연장은 1,142km에 달하게 되어 전국의 국도 포장률은 45%까지 올라갈 것입니다.

그 다음에 항만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 부산,인천,군산,북평 등의 중요한 항구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포항과 군산,여천 등 중화학 공업 기지의 지원항만 시설을 금년에도 계속 추진하는 한편, 자국선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서 금년에도 외항선 50만톤을 더 증강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체신 부문에 있어서는 시외 전화 20만 회선의 증설을 위시해서장거리 및 국제 통신망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농어촌 전화 시설을 더욱 늘려나가겠읍니다.

이상 말씀드린 여러 가지 사업이 모두 다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정부는 이러한 사업들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잘 추진되게끔 모든 난관을 배제해 가면서 강력히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경제 문제에 대해서 결론적으로 한 마디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읍니다마는, 금년도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해라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인식해야 되겠고, 이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에 대한 우리의 마음 자세가 굳게 서 있어야 하겠읍니다. 이런 고비를 넘기는 데 가장 필요한 무기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국민 전체의 단합과 협력, 그리고 서로 상부 상조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전부 일치 단결만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 어려운 난관도 우리는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있읍니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생산을 늘리고 소비는 절약한다는 데 대해서 모든 국민들이 단합하고 협력해야 하겠읍니다.

쌀 한 톨, 종이 한 장, 기름 한 방울, 우리 모두 다같이 절약해야 하겠읍니다.

석유는 우리 나라에서 한 방울도 나지 않습니다.

식량은 우리 나라가 농업 국가라고 하지만 1년에 2천만석 가까운 식량을 들 여와야 합니다.

약 8억불이라는 외화가 들어갑니다. 용지, 이것도 몇천만불 어치를 우리가 들여와야 하며, 설탕도 수천 만불어치의 원당을 들여와야 합니다. 목재도 그렇습니다. 막대한 외화를 써서 들여오는 이러한 자재를 우리는 모두 아껴야 되겠읍니다. 나는 며칠 전에 TV에서 일본 동경 시민들이 석유 파동 이후 소비 절약 생활을 하는 영화가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한때에는 일본 시민들이 소비가 미덕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고도 성 장, 고도 소비를 한 나라였읍니다마는, 석유 파동의 바람이 닥치자마자 동경 시내에 새로 생긴 특색이 뭐냐 하면 여기저기에 고물상이 많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전부 버리던 것을 고물상들이 전부 주워 가지고 와서 고물상을 해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또, 여기저기에 수리점이 많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양복 수리점, 구두 수리 점, 와이샤쓰 수리점, 이것도 그만큼 일본 국민들이 소비 절약 생활을 한다는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음식점도 고급 음식점은 손님이 줄고 봉급 생활자들이 퇴근하다가 잠깐 길가에 들어가, 서서 대포 한 잔씩 먹을 수 있는 그런 집이 대성황을 이루고 있답니다. 우리 나라에도 금년에는 각계에서 모두 소비 절약, 폐품 수집 등 더 우리의 생활을 검소하게 하는데 대대적인 운동이 전개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정부는 식량 절약을 위해서 과거에 9분도로 찧던 쌀을 분7도로 찧토록 했읍니다. 여기에 대해서 일부 시민들이 여러 가지로 불평도 있었고 다소 불편하기도 하다고 합니다.

밥을 짓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고 연료가 더 든다는 얘기도 있읍니다마는, 그러나 우리가 일 년에 식량을 8억불, 7억불씩이나 들여와야 된다는 사정을 생각할 때에는 어떻게 하든지 우리가 절약을 해야 되겠읍니다.

그리고, 7분도 쌀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이 먹어서 건강에 해로우냐 하면 절대로 해롭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에 더 좋은 것입니다.

청와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우리 가족들은 현미를 먹고 있읍니다. 그러나, 건강에 하등 지장이 없고 의사들 얘기를 들어도 건강에 더 좋다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는 하루에 수천 명, 한 달에 수만 명, 수십만 명이 굶어서 죽어 가고 있는 이 냉엄한 현 실을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가 권장하고 있는 혼합곡이 어떻다, 7분도 쌀이 어떻다 하는 불평을 할 형편이 못된다고 하겠읍니다. 따라서, 앞으로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돕는 데 우리가 더 단합을 하고 협력을 합시다. 작년 연말과 금년 연초에 이웃 돕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많은 국민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자 진 참여를 하고 협조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 덕택으로 작년 연말과 금년 연초에 이 추운 겨울 날씨에 따뜻하고 흐뭇한 동포애를 여기저기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었읍니다.

앞으로 기업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기업주와 근로자가 다 서로 동고동락하는 그런 업소에 있어서는 노사 분규가 있을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 앞에서 과거에는 사치도 부리고 낭비를 하는 것을 하나의 자랑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 앞에서 사치를 하고 낭비를 하는 것을 하나의 수치스러운 일로 생각하도록 우리의 사고 방식을 뜯어 고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든 국민들이 근면, 자조, 협동해서 새마을 정신으로 단합하여 밀고 나간다면, 금년의 경제 난국도 우리는 거뜬히 넘길 수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당부하는 바입니다.

질문 : 정부가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새마을 운동은 농어민 소득 증대와 환경개선 등으로 농촌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각하께서는 앞으로 이 새마을 운동이 어떻게 전개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답변 :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지 금년은 5년째로 들어갑니다. 여러분들이 그 동안 농촌을 가 보시고 느꼈을 줄 압니다마는, 우리 농촌의 모습이 많이 달라져 가고 있읍니다. 겉모양도 달라져 가고 내용도 달라져 가고 있읍니다.

우리 농민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읍니다. 농가의 소득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통계 숫자로 나오고 있읍니다.

새마을 운동에 대해 나는 처음부터 이것을 잘 살기 운동이라고 했읍니다. 새마을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잘 살기 위해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정신 자세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는, 첫째 정신부터 고쳐야 하겠다, 정신 혁명부터 먼저 해야 하겠다, 나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성실하고 근면하고 자조심이 강하고 협동심이 강해야만 소득도 늘어나고, 또잘 살게 펄 수 있다. 새마을 운동에 있어서 정신 혁명이라는 것을 빼면 이 운동은 죽은 운동이다, 이 운동의 1차적인 목표를 우리는 1981년에다 두고, 그 때에 가서 우리 농가 소득을 평균 140만원 선으로 끌어 올려 보자, 이것이 하나의 중간 목표입니다.

그 때 가면 우리 국민 전체의 1인당 GNP가 1천불로 올라가는 해라고 보고 있읍니다. 그러나, 우리 농촌에 가면 벌써 평균 소득 100만원 대를 넘는 부락이 여기저기에 많이 생기고 있고, 그 중에는 목표 140만원 대에 벌써 육박하고 있는 부락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 우수한 부락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원칙을 그대로 밀고 나갈 방침입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서 부락민들이 단합하여 열심히 잘 하는 부락에 대해서는 전기도 넣어 주고, 전화도 가설해 주고, 상수도도 만들어 주고, 마을 창고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 농산물 출하량이 많아지면 트럭을 사는 데에도 정부가 보조를 해 주고 영농 자금도 남보다 더 많이 지원해 주고, 기술적인 분야의 공무원이라든지 기술자를 보내어서 지도도하고 여러 가지 입지 조건이 적합하기만 하면 새마을 공장도 우선적으로 세워 주겠읍니다.

이 운동은 우리 농촌에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나는 봅니다. 이 운동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또 오늘과 같은 성과를 가져오기까지에는 여러 가지우리 농촌에 숨은 미담과 가화가 많이 있으며,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여러가지 얘기가 농촌 구석구석에 꽃을 피우고 있으며, 우리 농촌에 등불이 되어 농촌을 밝게 비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이 운동에 참여해서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새마을 지도자, 또는 독농가, 부녀 회원들, 또 4H 부원들, 농촌 지도 기관의 직원들, 또 관계 공무원 여려분들의 그 동안 피와 땀과 눈물과 정성이 오늘 이런결과를 가져왔다는 데 대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이들에 대해서 높은 치하와격려를 보내야 할 줄 압니다.

나는 매달 한 번씩 경제 동향 보고 때에 정부의 전 각료들과 같이 우수 새마을의 성공 사례를 새마을 지도자들로부터 직접 듣고 있읍니다.

이 생생한 그들의 체험담을 들을 때에, 어떤 때는 참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숙연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러한 훌륭한 새마을 지도자가 우리 농촌 구석구석에 많이 들어가서 농촌을이끌고 나간다면 우리 농촌의 근대화는 훨씬 더 단축할 수가 있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금년도의 새마을 운동은 아까도 잠깐 언급을 했읍니다마는, 정부예산을 대표적으로 늘러, 지금까지 해 오던 사업을 보다 더 확대하고 또 내실화해 나가기위해서 박차를 가할까 합니다.

금년도에 실시찰 사업의 내용은 그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사업 선정도 약간씩 달라지겠읍니다마는, 중점은 역시 식량 증산을 위한 생산 기반 조성 사업에 역점을 두겠읍니다.

이런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우리는 여러 가지 일석이조, 삼조의 효과를 노려보겠읍니다.

첫째는, 그 주민들에게 노임이 살포되기 때문에 소득 증대가 될 것이고, 여러가지 일자리를 많이 벌여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한테 고용의 기회를 주어서 고용 증대가 되고, 이런 사업을 다 마무리함으로써 식량 증산에 기여할 수 있읍니다.

또, 이러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함으로써 경기의 불황에서 오는 실업자 대책도 될 수 있고 경기 부양책에도 일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노리는 것은, 금년에는 안보면이나 경제면에 있어서 여러가지 시련과 도전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만, 이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는 길은 역시 모든 국민들이 근면,자조,협동하는 새마을 정신으로 총화 단결하고 뭉친 힘으로 밀고 나가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 운동은 처음에 농촌과 어촌에서부터 불이 붙기 시작했읍니다마는, 이제는 도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밖에 모든 직장이나 공장, 또 학교와 우리 군대에서도 적극적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운동은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모두가 잘 살기 위한 잘 살기 운동이기 때문에 한 사람도 여기에 대해서 방관자가 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앞으로도 참여해 주시고, 또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뒤에서 많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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